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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27654
· 쪽수 : 113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서정시/육식의 종말/말/감자/굴 소년의 노래/채식주의자/단추의 시/외투/口/곰/천호동/스틸 라이프/오늘/합창/감염/꿈/밤의 대화
2부
콘크리트/크리스마스/저녁에/의자/채식주의자의 식탁/직업의 세계/연애시/수집가의 외투/교양소설/공증인/소금/먼지들/말/풀처럼/양/누군가/인사
3부
스틸 라이프/히치하이커/단추의 시/텅 빈 사람/생일/도둑들/골목/포옹/화분/범람하다/2호선/드릴/드라마/용산에서/연애시/연애시/육식의 종말/혁명의 기술/몽상가들/먼 훗날에
해설 | 노동과 식탁 그리고 연애시 최현식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물고기야
너는 접시 속으로 들어갔지
너는 딱딱하고 반짝이고 빛나는 여자의 몸처럼
너는 파랗고 동그란 눈으로
굳어 있는 파란 눈으로
접시는 텅 빈 채 먼지가 쌓이고
불길한 먼지가 쌓이고
너의 눈에도 쌓이고
너는 숟가락 소리를 그리워한다
맑은 물 찰랑거리던
어떤 아침을
서정적인 접시의 공복 속에서
- 「서정시」 전문
뱀을 보는 순간이 있어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었던 거야 그때 너의 얼굴 말이야
커다란 몸과 알 수 없는 혀를 가지고
목구멍을 꽉 메우고 있는
하얀 침묵의 덩어리
믿을 수 없어
눈을 깜박이는 순간이 있어
거울의 틈새에서 부는 휘파람처럼
뱀을 보는 순간이 있어
자정의 희고 긴 팔이 불쑥 튀어나와
백지 위에서 구불거리는
검은 뱀을 찢는 순간이
연애시를 쓰는 순간이 있어
어떤 고요를 향해 더듬거리며 다가가는
- 「연애시」 전문
[뒤표지 글]
사막에 조개 무덤이 있다. 반으로 쪼개진 조개들의 뼈가 하얗게 마르고 있다. 다 마르면 가파르게 부서지고 사막이 될 것이다. 사막의 조개 무덤, 동그랗게 구멍 뚫린 조개의 파란 눈동자들. 사막에서 사르륵사르륵 소리를 내며 사막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