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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시론
· ISBN : 9788932034928
· 쪽수 : 223쪽
책 소개
목차
서문
1장 남의 집 아래 집 짓지 않는다
허균(許筠, 1569~1618)의 「시변詩辨」 외
높은 안목, 활달한 자유주의자 | 허자許子의 시를 짓겠다 | 시에 내 목소리를 실으려면 | 깨달음이 없이는 | 이무기의 못 이룬 꿈
2장 나는 나다
이용휴(李用休, 1708~1782)의 「환아잠還我箴」 외
문단의 저울대가 그의 손에 있었다 | 참 나로 돌아가자 | 나를 찾아 내가 되는 시 | 따라 하지 않고 제 말을 한다
3장 시로 징징대지 마라
성대중(成大中, 1732~1812)의 「영처집서?處集序」 외
날렵한 논리와 깊은 행간 | 시는 언어의 엑기스다 | 시와 사람이 같아야 | 부귀어를 써야지
4장 나는 투식을 거부한다
이언진(李彦?, 1740~1766)의 「호동거실??居室」
벽을 걸을 수 있는가 | 불 속에서 건진 원고 | 정문일침 촌철살인 | 사물의 행간 읽기
5장 진짜 시와 가짜 시
이덕무(李德懋, 1741~1793)의 「선서재시집서蘚書齋詩集序」 외
해오라기 같은 사람 | 진짜 시와 가짜 시 | 내 시는 내 얼굴, 답습할 수 없다 | 어린이와 처녀처럼
6장 시의 맛과 빛깔
박제가(朴齊家, 1750~1805)의 「시선서詩選序」 외
샛별처럼 빛나고 반짝였다 | 물의 맛을 아는가? | 천성이 다른 것은 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 시는 삶 속에서 생겨나는 것
7장 공작새가 눈 것이 똥인가 부처인가
이옥(李鈺, 1760~1815)의 「이언인俚諺引」
18세기 문단의 이단아 | 「일난」, 시는 내가 짓는 것이 아니다 | 「이난」, 남녀의 정이 가장 진실하다 | 「삼난」, 이름이 어찌 촌스러울 수 있는가?
8장 좋은 시를 쓰고 싶은가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의 「시선서詩選序」 외
시와 학문은 두 길이 아니다 | 문장은 꽃과 같네 | 불우해도 아무 후회가 없습니다 | 뜻이 서야 시가 산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좋은 시는 평범 속에 비범을 담고 있다. 일상에서 끌어왔다 해서 천박하지도 속되지도 않다. 때로 기이한 것을 끌어와도 괴벽한 데로 흐르는 법이 없다. 그 사물을 노래하되 그 외양에 집착하여 얽매이지 않는다. 길게 설명하는 듯싶어도 언어의 가락은 그대로 살아 있다. 보다 나은 표현을 위한 배려가 전달하려는 이치를 손상시키지 않고, 더욱이 자신의 이념을 강요하지 않는다. 이러할 때 시는 비로소 나의 목소리를 드러낸다. [……] 그리하여 그 시를 읽는 이들이 시를 쓴 나의 마음자리를 알고, 나의 사람됨을 알게 되는 시, 이러한 경계가 바로 허균이 추구했던 ‘허자지시’의 궁극적 도달점이었다. (1장 「남의 집 아래 집 짓지 않는다」)
이용휴는 늘 ‘나’를 앞세운다. 내가 중요하지 남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귀할 뿐 사물은 귀하지 않다. 사람들은 이상하다. 가장 잘 알고 가깝고 귀한 저 자신을 내버리고, 오로지 알량한 남 비위 맞추느라 여념이 없다. 하고픈 말이 있어도 꾹 참아 삼킨다. 그러면서 남 좋아할 말만 한다. 비위를 맞춰 환심을 사서, 스스로 노리갯감이 된다. 몸뚱이는 내 것이 분명한데, 하는 짓은 남의 것이 틀림없다. 내가 해서 기쁜 것을 하는 대신, 남이 보아 기쁠 것만 한다. (2장 「나는 나다」)
모두들 튀고 싶어서 괴상하고 현학적인 논리로 자신을 드러내 보이려 애쓸 때, 그는 묵직하고 진중했다. 가볍지 않았다. 그가 18세기 시단에 무게 중심을 잡아준 셈이다. 그의 시학 주장은 듣기에 밋밋하지만 그래서 더 깊은 울림을 남긴다. 잊기 쉽고 간과하기 쉬운 것들에 대한 고려를 일깨운다. (3장 「시로 징징대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