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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37981
· 쪽수 : 366쪽
책 소개
목차
동행
서울 퍼즐―잠수교의 포효하는 남자
분홍색 상의를 입은 여자
숨바꼭질
손수건
울음소리
소유의 문법
옐로
애도
해설/ 타자와의 동행―어떤 환대의 세계 박혜경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즈음에서야 우리는 왜?의 부재, 그것이 바로 왜?의 답이라는 것을 감지했던 것 같다. 우리의 수사의 정열은 싸늘해졌다. 1년 넘게 지속된 불행의 강렬한 연대는 끝났다. 둘이 할 일이 없어 우리는 그와 나로 분리되었다. 서로 바라다보는 것은 물론, 상대편이 살아서 숨 쉬고 있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지훈이 대신 그가 살아남아 있는 것이 나는 부당했고 그것은 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동행」
J,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J, 네 덕분에 내 인생에 불필요한 것들이 다 쓸려가버렸으니 오히려 너한테 고맙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뭐가 고마운데요? 당돌하게 묻는 어린 소녀의 목소리 앞에 나는 자주 멈추어 선다. 물론 나와 그의 삶은 매일 오후에 거를 수 없는 산책처럼, 산책 후에 마주 앉는 차 마시는 시간처럼 달콤하지만은 않다. 그러나 황량하고 견고한 시멘트 바닥에 육체가 부딪치며 내는 둔중한 소리와 동행하는 사람에게 웬만한 쓴맛은 차 한잔에 넘겨버릴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것이 된다.
―「동행」
연락 두절이 두려워 그 자리에 멈추어버렸던 시간과 공간…… 크고 작은 사건은 치통과 관계가 있다. 진통제의 용량을 가감해 통증을 잡는 곡예라면 달인이 되어 있다.
치통은 사랑과 관계가 있다. 고통은 치통과 관계가 있다. 사라진 식구의 실종을 신고하던 오래전 어느 날, 그때부터 치통이 시작되었다. 수년 후 먼 대륙에서 도착한 첫 편지로 치통은 악화되었다. 새로운 모든 사건 앞에서 치통은 재발한다.
―「서울 퍼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