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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41179
· 쪽수 : 270쪽
· 출판일 : 2023-01-11
책 소개
목차
개들만이 안달루시아에 산다
남국재견에서
상우가 말하길
산책하는 자들은 약속하지 않는다
영사기사를 쏴라!
From the Clouds to the Resistance
나는 이미 내가 가지고 싶은 모든 것이다
토요일의 영화는 모두를 위한 것이다
참고 문헌
해설 | 사물들의 극장·금정연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루이스 부뉴엘에게는 세 가지 시간이 있다. 스페인에서의 부뉴엘, 멕시코에서의 부뉴엘, 프랑스에서의 부뉴엘. 그리고 이 세 명은 서로 다른 사람입니다. 1973년 제4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직후 미국의 영화 비평가 리처드 라우드에게 부뉴엘은 그렇게 말했다. 그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가 그의 관점이 되며 결국은 관점이 이끄는 곳으로 가게 되기 마련이죠. 이미지의 무게는 결국 그걸 바라보는 사람의 생각의 무게입니다. 논리적 연결에 필요한 장면일수록 배제하는 편이 좋고 그래야 비합리성이라는 이름으로 닫혀 있는 모든 문을 열 수 있으니까.
「개들만이 안달루시아에 산다」
나는 지금도 사람을 잘 모르며 사람들과 잘 지낸다는 것은 언제나 수수께끼다. 영화를 이해하는 일 혹은 음악을 이해하는 일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일인데 그 부분에서 항상 실패한다. 그런데 결과물은 실패하고 있다는 느낌에서 나온다. 그들에게서 무엇을 보았나, 무엇을 보려고 했는가. 그 실패에서 난 얼마나 멀어졌나. 매번 작업이 끝날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한다. 무엇보다 그들이 내 실패를 볼 수 있었으면. 그들이 보려고 시도할 때 내가 그곳에 있을 수만 있다면.
「남국재견에서」
극장에 불이 켜졌을 때 남아 있는 사람은 나와 노인뿐이었는데 움직이지 않았기에 기도하는 것 같았고 어쩌면 정말 기도였는지도 여기서 곧 영화가 시작되는 게 맞는지 큰 목소리로 물었고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만족스러운 듯 자리로 돌아갔다 맹인일지도 몰라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기에 그렇게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편이 나을지도 모르겠어 뭘 기다리고 있는 거지 그의 눈은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계속되는 것일까 꼼짝도 하지 않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빛은 우리를 생각하게 만들어 누가 내 뒷모습을 오랫동안 봐줄 것인가 그런 생각은 가능했고 아무도 봐주지 않을 내 뒷모습을 생각하며 그를 한동안 시선 속에 담은 뒤 밖으로 나왔다 그를 깨웠어야 했을까 아니 우린 그의 선택을 존중해야 해
「산책하는 자들은 약속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