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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41650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3-06-30
책 소개
목차
1부
따사로운 봄날
동강할미꽃
개개비
휘파람새
물매화
동박새
뻐꾹채
꽃꺼끼재를 지나며
바람꽃
호리꽃등에
노루귀와 빌로오드재니등에
산호랑나비
할머니산수유나무 아래에서
산수유나무
금강초롱
천마산에는 미치광이가 많다
도체비꽃
2부
새를 본다
곤줄박이
두루미의 잠
뜸부기
황새야, 훨훨
먹황새
저어새
각시바위
물수리
백로와 숭어
공릉천 멧비둘기
알락꼬리마도요
파랑새
검독수리
독수리
검은머리물떼새
3부
새는 무릎 꿇지 않는다
후투티
유부도
마름과 흰뺨검둥오리
뿔논병아리
뿔논병아리 가족
장다리물떼새
우포늪 물꿩
때까치
비둘기조롱이
팔당호 큰고니
플라타나스와 멧비둘기
장릉 원앙
기러기 울음소리
임진강 재두루미
참수리
꾀꼬리
4부
연령초
요선암에서
웅녀
칠족령
주목의 환생
살구
쥐 이야기
등칡
마포와 여의나루 사이
꿀도둑
운교역 밤나무
깽깽이풀
설중복
엄천강 수달
충주호
산목련이 백목련에게
해설
시인과 자연이 함께 쓰는 시・박혜경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가까이할 수도 어루만질 수도 없는
새를 본다는 것은
새와의 거리를 확인하는 것
새를 쫓아다니는 게 아니라
새의 습성과 영역을 알아
길목에서 미리 기다리는 것
멀리 날아간 새를 아쉬워하고
가까이 다가온 새의 노래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
새가 경계하지 않고
마음껏 춤추고 짝짓기 하게
인기척을 죽이는 것
새를 본다는 것은
종마다 서로 다른 부리를 확인하는 것
그 부리로 무얼 먹나 궁금해하는 것
먹어야 사는 생명이
팔 대신 날개 달고서
얼마나 더 자유로울 수 있나 살펴보는 것.
―「새를 본다」 전문
삵 같은 천적 피하기 위해
얕은 물에 발을 잠그고 자는 두루미는
추위가 몰려오면
한 발은 들어 깃 속에 묻는다
외다리에 온몸 맡긴 채
솜뭉치처럼 웅크린 두루미의 잠
자면서도 두루미는
수시로 발을 바꿔 디뎌야 한다
그래야 얼어붙지 않는다
그걸 잊고 발목에 얼음이 얼어
꼼짝 못하고 죽은 새끼 두루미도 있다
한탄강이 쩡쩡 얼어붙는 겨울밤
여울목에 자리 잡은
두루미 가족의 잠자리 떠올리면
자꾸 눈이 시리고 발목도 시려온다.
―「두루미의 잠」 전문
맑은 물에서만 사는
꺽지 갈겨니 동사리 등을 먹고 살지요
어떤 체조선수보다 부드럽게
어떤 수영선수보다 힘차게
몸을 놀려 물살을 가르지요
그런데 요즘 들어 갑자기
굴착기가 굉음 울리며 강바닥을 파헤치네요
제발 여울과 모래톱과 바윗돌을 그냥 그대로 두세요
제발 나의 가족과 친척들의
집과 밥상과 놀이터를 뒤엎지 마세요
자연이 수백만 년 조화롭게 한 일
함부로 망가뜨리는 망나니짓 그만두세요.
―「엄천강 수달」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