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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소설론
· ISBN : 9788932042190
· 쪽수 : 180쪽
· 출판일 : 2023-10-11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7
1부 나와 나의 적
한국문학 속 적의 형상
예견적 시각―김애란, 박민규, 편혜영의 소설에 대하여
『표백』, 절망의 잔재―장강명의 장편소설에 대하여
외부의 윤리―이승우의 단편소설에 대하여
전복되는 관계, 「아내의 상자」―은희경의 단편소설에 대하여
시선 그리고 「막」―한유주의 단편소설에 대하여
『미쳐버리고 싶은, 미쳐지지 않는』에 맞서다―이인성의 장편소설에 대하여
2부 막간극
나는 작품 속에 산다
새벽 세 시 포장마차에서
조에 부스케의 방
나의 우아한 시체
마주 잡은 손
3부 이후의 세상
향수(鄕愁)를 읽다―이승우의 장편소설에 대하여
작품 속 관대함―황석영의 소설에 대하여
한국의 느린 도시들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적은 우리의 경각심을 유지하게 한다. 적은 끊임없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불확실성 때문에 상상할 수 없는 존재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말하자면 적은 한 민족의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도움이 되므로 사회에 필요한 존재인 것이다. 적이 개인을 은신처로 생각한다면 더욱더 그렇다. 적은 내부의 적, 자기 자신의 또 다른 면이 되어 흔히 눈에 보이지 않고, 힘을 모으는데 유용하고, 뇌리에 떠나지 않을 정도로 매혹적이어서 들리면 거슬리지만 사라지면 더더욱 짜증 나는 소음 같다.
―「한국문학 속 적의 형상」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밤이 되었을 때, 책과 빼곡히 기록한 수첩을 보고 있으면, 내일은 아무런 근심이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원래 우리가 두었던 상태 그대로의 작품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은 늘 같은 장소에 있는 집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만큼이나 강하다. 긴 여행에서 돌아온 오디세우스처럼, 우리는 집에 머무르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고작 하루만에 집을 떠나게 될 것이다. 되찾은 책은 더 이상 이전과 같은 책이 아니고, 어쩌면 책에 실리지 않은 그다음 이야기를 들려줄지도 모른다.
―「나는 작품 속에 산다」
우리는 종종 세상의 동요로부터 벗어나 방 안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책과 수첩, 틀어박혀 있기에 충분한 양의 잉크에 둘러싸여 지내기를 꿈꾼다. 삶을 방 하나 크기로 축소시키면 포근한 세상이 돌연 생겨나고, 세상에 대한 야만적인 투쟁도 내쳐진다. 그렇게 평화로워진 사회적 관계는 침묵을 받아들이고, 어두운 방에서 우리는 평화를 꿈꾼다.
―「조에 부스케의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