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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91587555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3-12-10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이승우
서문: 흑백의 삶
골목 풍경을 사랑한
김기찬을 기리며
- 우리가 잃어버린 것 1
- 우리가 잃어버린 것 2
- 돌계단의 미소
- 의정부의 오막살이
- 죽음의 도시
- 거리는 우리들 세상
- 길모퉁이 복덕방
- 개만 안 웃는다
- 우산을 짚고 있는 소녀
- 그 시절 그 몸짓
- 하품하는 할머니
- 통증을 없애드립니다
생생한 현실의 포착,
조세희를 기리며
- 열린 문, 닫힌 문
- 아이의 존엄성
- 널뛰기
- 창문에 대한 사회학적 단상
- 한 푼은 한 푼일 뿐
- 공기와 꿈
겹눈의 사진작가
마동욱을 기리며
- 어느 한적한 마을
- 사라진 유년 시절에 바치는 글
- 일을 마치고
- 망중한(忙中閑)
- 소달구지
이름 모를 이들과
또 다른 이들을 기리며
- 골목에 바치는 시
- 시장에서
- 할머니, 나의 할머니
- 노래하고 춤추는 두 아이
- 두 아이를 품에 안은 엄마
- 움직이지 않는 장면
끝맺으며
감사의 말
사진작가 연보
사진
책속에서
어느 비탈진 골목길에 빼앗긴 마음은 이제 그 사진들 없이 한 나라의 크고 작은 사건을 떠올리지 못한다. 흔적은 남아 있어도 더 이상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지 않는 어떤 시절과 장소, 인물에 자꾸만 눈길이 가는 이 같은 역설을 어찌 이해할 수 있을까? 사라져버린 것들의 흔적을 찾으면 찾을수록 커져만 가는 그리움 속에서 머묾과 떠남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가고, 어떻게 풀이할 것인가? 김기찬의 사진은 사라짐을 연출한다. 존재를 되비추고 상황의 ‘이전’과 ‘이후’를 포착한다. 그의 사진은 우리를 가만히 내버려두는 법이 없고, 시선에 순간의 감미로운 격정을 선사한다.
- <골목 풍경을 사랑한 김기찬을 기리며>
도시는 언어와 더불어 태어난다. 성스러운 말이든 세속의 말이든 언어가 이 한정된 공간을 채운다. 이탈리아 남부 도시는 골목으로 넘쳐난다. 골목을 거닐고 골목에서 만나고 골목에서 서로 부르고 담소를 나눈다. 대개 원형인 작은 광장에서 단어들이 어우러져 돌고 또 돌아간다. 길은 외로운 이를 맞이하고, 그를 다른 고독에 이어준다. 낱말들이 허공으로 날아간들 어떠하랴. 파도가 되밀려오듯 다음날이면 돌아와 새 힘을 얻을 텐데.
- <우리가 잃어버린 것 2>
나는 옛집이 새 건물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모습이 좋았다. 이 꼭대기 층 베란다에서 보이는 판잣집과 개야말로 승리를 목전에 둔 적진의 포위 속에서 최후의 저항을 벌이는 고립지대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나는 제 두 발로 서서 살아갈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 저 꿋꿋한 인물들을 지켜보았다.
- <의정부의 오막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