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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비평론
· ISBN : 9788932042794
· 쪽수 : 440쪽
· 출판일 : 2024-05-18
책 소개
목차
1부 사(史)적이고 사(私)적인
불과 시험 — 프로이트의 마음의 위상학과 안도현의 ‘연탄’ 연작
이청준 문학과 ‘한(恨)’ — 「남도 사람」 연작을 중심으로
응답하라, 1983 — 박노해, 황지우, 백낙청의 시대
1980년대 민족민중문학론의 결여
마르크스주의와 형식 — 루카치의 『소설의 이론』에 대하여
눌변의 문학 — 이인성, 『낯선 시간 속으로』
2부 증언과 시점
기억을 복원한다는 것 — 김숨, 『L의 운동화』와 『한 명』
증언과 시점 — 김숨,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
불가능한 인터뷰 — 김숨, 『듣기 시간』
소설과 증기기관 — 황석영의 『철도원 삼대』와 김숨의 『떠도는 땅』
임철우, 사도 바울 — 임철우, 『연대기, 괴물』
나야, 몽희 — 임철우, 『돌담에 속삭이는』
3부 광주에서
그 밤의 재구성 — 김현과 5·18
공동체와 죽은 타인의 얼굴 — 『봄날』을 다시 읽으며
‘총’이라는 물건 — ‘사건’으로서의 5·18 과 ‘총’
5·18 을 가르친다는 것
그에게는 병식(病識)이 없어서 — 지만원의 『뚝섬 무지개』에 대하여
정작 중요한 것 — 전두환의 죽음에 부쳐
4부 여록(餘錄)
‘최악’의 소설사 — 김이설론
아이를 찾았습니다만 — 김영하론
죽음이 다녀간 후 — 손홍규론
우리는 세 부류로 나뉜다 — 김숨, 『제비심장』
그것이 온다 — 백민석, 『헤이, 우리 소풍 간다』
분노조절장애 시대의 묵시록 — 백민석, 『공포의 세기』
소설과 SNS — 백민석의 『버스킹!』과 이장욱의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
추리할 수 없는 세계의 추리소설 — 이장욱, 『칼로의 유쾌한 악마들』
다시, ‘환대’에 대하여 — 이기호,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책임의 소재 — 편혜영, 『소년이로』
비(非)윤리 혹은 미(未)윤리적 소설 쓰기 — 백가흠론
제비가 떠난 후 — 윤대녕론
내가 뭘 잘못하지 않았는데? — 임현, 『그 개와 같은 말』
파기된 계약 — 양선형, 『클로이의 무지개』
젊은 아톨레타리아트의 초상 — 서이제, 『0%를 향하여』, 이민진, 『장식과 무게』, 신종원, 『전자
시대의 아리아』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사이 많은 일들이 있었고, 문학에 대한 내 입장 또한 세부적으로는 여러 차례 변모를 겪었다. 그러나 여섯번째 비평집 목차를 앞에 놓고 지난 7년 동안 써 모은 글들을 일별해 보니,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아직 ‘켄타우로스적인 비평가’가 맞는 듯하다. 다행이라고 말하는 것은 여전히, 내가 ‘시절’이 글쓰기의 ‘형식’에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 혹은 잘 고안된 형식이 어떻게 해당 시절에 성대를 빌려주는지에 관심이 많았단 사실이 희미하게나마 확인되어서다. 불행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 ‘시절’이 바로 ‘지금’이 아니라 자꾸 ‘지난 시절’을 향하고 있어서다. 내가 이른바 ‘현장 비평가’가 맞나 싶다.
—「책머리에」에서
달변은 항상 ‘그들’의 체계이자 함정이다. 숙고되지 않은 통념과 의견만이 달변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아카이브로부터 고작 말을 실어 나르는 일이 달변이다. 눌변은 그와 달라서 ‘그들’의 말이 아닌 말, 따라서 아직 존재하지 않는 말을 찾아 나선다. 그러므로 그 말은 처음으로 하는 듯한 말이며, 기필코 더듬는다. 더듬더듬 없는 말을 찾아서 그토록 어렵게 뱉는 말. 아마도 ‘나-그’처럼 상징 질서의 위기에 봉착한 자만이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정확히는 상징적 질서와 실재의 경계에서 말하는 자만이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과 결별하고 ‘우리’와도 결별한 ‘나-그’ 같은 ‘비주체’들 말이다.
—눌변의 문학 — 이인성, 『낯선 시간 속으로』
혹독했던 상처에 과거형은 없다. 이는 마치 프로이트가 외상적 사건의 위력을 ‘반복’으로 설명할 때와 같은 이치여서, 5·18을 겪은 우리는 이한열의 죽음을 1980년 광주와 겹쳐서 다시 경험했고, 세월호 아이들의 죽음과 촛불시위를 1987년 6월의 광장 위에 서서 다시 경험했다. 그렇듯 참사와 폭력은 우리로 하여금 역사를 거대한 애도의 연속으로 이해하게 한다(우리가 아무런 애도도 필요 없는 시절을 산 적이 있던가).
—기억을 복원한다는 것 — 김숨, 『L의 운동화』와 『한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