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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43111
· 쪽수 : 292쪽
· 출판일 : 2024-09-05
책 소개
목차
1장
2장
3장
4장
5장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러나 20년 뒤에 다시 나타난 SV-3는 너무 강했다.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속도도 훨씬 빨라졌고, 사람뿐만 아니라 개, 고양이, 소, 말, 양, 닭과 오리까지 감염시켰다. 몇십 년 사이에 여러 나라가 열대기후로 변하면서 검은가시모기의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도 SV-3의 힘을 강화시키는 데 한몫했다. 바이러스가 피에 섞인 검은가시모기 떼는 3년째 대륙 이동을 하면서 전 세계에 SV-3를 퍼뜨리고 있다.
“어머, 자기 스킨포비아였어?”
“몰랐어? 난 완전히 스킨포비아지.”
말해놓고 포포는 생각한다. ‘근데 난 진짜 스킨포비아이긴 한데.’ 포포는 떠오른 생각을 무이에게 그대로 말한다.
“난 진짜 스킨포비아이긴 해.”
“난 스킨포비아랑 다음 달에 결혼하는 사람이고.”
무이가 그렇게 말하고 웃는다. 무이와 있으면 항상 이렇다. 진지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다가도 결국은 함께 마주 보고 웃게 된다. 그건 포포가 무이를 사랑하는 수만 가지 이유 중 하나다.
“여기 집들은 왜 창문이 없어?”
민정은 자신이 방금 알아차린 사실에 소름이 돋아서 묻는다. 포포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한다.
“벌레 들어오면 안 되니까.”
“창문이야 방충 시스템 설치하면 되잖아. 어차피 종일 열어두는 것도 아니고, 잠깐씩 열어놓으면 될 텐데. 네가 사는 집에도 창문이 없어?”
“응, 없지.”
민정의 호들갑에 포포가 살짝 방어벽을 세운다. 민정은 포포가 벽을 세운 걸 느끼면서도 어쩔 수 없이 계속 말이 나온다.
“난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아무리 그래도 집에 창문 하나 없다니 너무 삭막한 거 아니야? 그런 집에서 답답해서 어떻게 사니. 난 숨이 막혀서 하루도 못 살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