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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43203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24-09-06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놀라지 않는 이 사랑의 삶
미지근한 폭포
수정은 아름답고, 수정은 정확하고, 수정은 승리한다
찬물처럼
생활 속 폭포
2부
gleaming tiny area
여름 독서
gleaming tiny area
gleaming tiny area
gleaming tiny area
나의 레리안
구식 부끄러움
gleaming tiny area
gleaming tiny area
3부
폭포 열기 열기
gleaming tiny area
이곳에 더는 나타나지 않을 아름다운 사람을 잊었다
쇠 느낌이 나는 부분
목재 느낌이 나는 부분
gleaming tiny area
gleaming tiny area
gleaming tiny area
4부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은 한 시기가 뚜렷하고 촌스럽게 흐르는
평범하고 차가운 재료들로 신축된 가정집
무르고 사적인 나의 방
공동 빛
gleaming tiny area
의자는
벽돌방 뒤 복도
잘못들
느린 상처
5부
따뜻한 폭포
도형이 되고 싶었던 폭포
드라이브 마이 카
작은 사랑의 장소
未來山房
소라의 성
공동 거실
좋아하는 생각
오케스트라
6부
폭포 열기
청송 얼음 폭포
이구아수폭포
해설
천국을 부수는 손・하혁진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큰 새 같은 절망이 나를 누르던 스물아홉, 나에게 이상한 희망과 암시를 준 사람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12월 30일, 친구들과 연말 모임이 있던 이자카야에서 우연히 건너다본 그는(우리 모두는 ㄷ자 모양의 바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키가 굉장히 큰 외국인이었고, 남자치고는 조금 긴 단발에 파란색 한텐을 입고 있었다. 종업원들과 이야기 나누는 그의 태도나 긴장이 풀어진 채 바 테이블에 기대앉은 그의 자세로 미루어보아 그는 그 이자카야의 단골인 것 같았다. 그리고 평소에는 여기에서보다 더 수줍은 사람일 것 같았다. 그는 소리도 내지 않고 우아하게 야키소바를 먹었는데, 나는 남자와 여자를 불문하고 정말 오랜만에 누군가가 아름답다고 느꼈다. 그는 꼭 만화 속의 인물 같았다. 유치한 표현일지 몰라도 그의 얼굴과 분위기가 가진 아름다움, 완벽함과 비현실성 때문에, 애니메이션이 아닌 만화책에서만 존재해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얼떨떨한 아름다움과 마주한 것에 나는 희망을 느꼈다. 해가 바뀌면 어쩌면 예측하지 못했던 아름다운 일과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작품 들과 만나게 될지 몰라. 나도 놀랄 아름다운 글을 쓰게 될지도 몰라. 그것은 나에게 처음 같은 느낌, 비현실적인 느낌, 낯설면서도 너무 익숙한 느낌, 그러니까 머릿속에 자주 소환되지는 않았지만 소환되자마자 폭죽으로 터지는 옛날처럼 그리운 느낌을 줄 것이고, 살아 있길 잘했다고 느끼게 만들어줄 거야. 나는 눈과 얼음으로 가득한 골목길을 걸으며 울고 싶었다. 시시하고 생생한 삶이 내 앞에 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고급 그릇이 절대 쓰러지지는 않게 그러나 조금
화난 채
조금은 참은 채로 선택되어 진열된 가게를 좋아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는
그곳에서 찬물처럼 부드러운 몸가짐으로 돌아다닐 수 있는 나의 질서를 보여주고 싶다.
―「찬물처럼」 부분
잘 숨기면서 내게만 잘 들키는 촛불들을 찾고 싶었습니다
놀라는 과거를
너무 넓은 숲에서 조용히 빠져나가는 감각을
―「gleaming tiny area」(p. 86)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