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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44071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5-06-24
책 소개
목차
녹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돌아가는 마음
이름을 짓기 직전
선자 씨의 기적의 공부법
권능
우리는 숲
모두가 사라진 이후에─3인칭의 세계
해설│어차피의 세계에서 · 이소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노 교수는 왜 내 아이를 오지 못하게 했습니까?
그러다 나는 흠칫 놀랐다. 정확한 문장. 하지만 거짓이었다. 계속 날아오는 메일에 대해 나는 한 번도 답장을 하지 않았다. 누가 보내는지도 알 수 없었고, 섣불리 대응하는 것이 더 화를 키울 수 있었다. 처음으로 답신을 클릭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어 정정합니다. 나는 제목을 적었다.
―「녹」
중요한 건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가 중요하지 않은 말들이라는 사실이었다. 집으로 돌아가서 떠올리더라도 후회하지 않아도 되는 말들. 그 자리에서 흩어지고 휘발되어버리는 말들.
그런 말들이 오가다 보면 아무 말이나 하고 싶은 순간이 왔다. 그럴 때면 너무 깊은 이야기를 불쑥하게 된다. 그 순간을 조심해야 한다고 희주는 생각했다. 우울한 이야기는 사람들이 싫어하니까, 우중충한 사람은 매력적이지 않으니까. 희주는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할까 봐 조심했다.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부모님은 충격을 받았다. 마음대로 그런 걸 결정했다고 언니에게 화를 냈다. 엄마는 특히 동네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언니를 못 견뎌 했다.
“그런 일 하려고 그 좋은 대학을 때려치운 거야?”
“그런 일이 뭔데? 엄마, 어디 가서 그런 말 하지 마.”
“넌 꼭 그런 식으로 말하더라. 너만 잘났지. 너만 똑똑하지.”
―「돌아가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