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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2638218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23-10-20
책 소개
목차
미안해 솔직하지 못한 내가 7
스위트 홈 39
내가 머물던 자리 79
모두가 사라진 이후에 111
너구리 온다 143
뼈와 살 177
영원 없이 207
투명 비둘기 237
해 드는 방 267
소년에서 먼 빛까지 303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 바닥에 너 같은 애가 한둘인 줄 알아? 플루토가 나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상황이 나빴다고는 생각을 안 해봤어? 내가 소리치자 플루토는 미동 없는 눈으로 내게 물었다. 제가 언니를 믿고 창고에서 산 것처럼요? 나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그럼 내 딸이 사는 집에 널 데려왔어야 했니.
거친 숨소리가 울려 퍼졌다. 플루토의 눈동자 안에 내가 담겨 있었다. 플루토는 노래를 흥얼거렸다. 미안해 솔직하지 못한 내가.
-김소이, 〈미안해 솔직하지 못한 내가〉에서
홀수가 되면 누군가는 깍두기가 되거나 빠져야 하는 놀이에서 주원은 늘 제명당했다. 그어진 금 바깥에서, 그 안을 바라보면서 주원은 빨리 누군가가 죽길 바랐다. 그래야 차례가 돌아오니까. 그래야 금 안으로 들어갈 수 있으니까.
어머, 어떡해.
그때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케이크가 바닥에 떨어졌다.
-박민경, 〈스위트 홈〉에서
만 원 한 장에도 벌벌 떠는 사람이었다. 여의도에서 구로동까지 버스비가 없어 동이 틀 때까지 걸어가던 사람. 그런 주머니 사정에도 기어코 여의도까지 쫓아와서 함께 술을 마셔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정선이였다. 나는 정선의 그런 모습에 동질감을 느꼈고 가까워지게 되었지만, 동시에 언젠가 그런 정선이의 모습을 제일 저주하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나는 정선이에게서 내가 가장 싫어하는 나의 모습을 보았고 동질감을 느꼈고 그건 애초에 잘못된 관계의 시작에 불과했다.
-예소연, 〈내가 머물던 자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