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비평론
· ISBN : 9788932044286
· 쪽수 : 464쪽
· 출판일 : 2025-08-18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어째서 어떤 이야기는
1부 큐레토리얼―좌표, 배치, 연결
부재하거나 사라졌거나 영원한―역사와 사물의 큐레이터
적산가옥
종언 앞에서 부활하기, 멸종 앞에서 사물 되기―21세기 문학비평의 지형도
비평의 몰락을 한탄하지 않는 방법
나의 아름다운 사물들―신유물론과 비평에 관하여
버티고 움직이고 미끄러지면서―최근 한국소설이 그리는 ‘집’의 좌표평면
비인간을 사랑하기로 했습니다―최근 소설 속 비인간 존재들에 관하여
세대와 시대―최근 소설의 세대 재현에 관하여
2부 적대와 품위―사건, 정치, 페미니즘
어른들의 벤다이어그램―세월호 이후의 문학 1
영원히 숲에 머무를 수 없다면―세월호 이후의 문학 2
테이블 위에서―세월호 이후의 문학 3
마녀들의 주방 혹은 실험실에서
새롭지도 훌륭하지도 않게―형식주의자의 페미니즘
‘남성 성장소설’을 넘어서―‘위안부’ 피해자를 재현한다는 것
죄의식의 남성성, 해원의 여성성―임철우론
증언의 거처―김숨론
곁, 정류, 앎―고통과 문학에 관하여
제주에서 보낸 한철―김금희, 조해진, 한강의 장편소설과 ‘정치적인 것’에 대하여
3부 경도와 위도
일요일 오후를 견디는 법―성혜령, 위수정
그러므로 다시 이야기를―김기태, 정선임
잃어버린 허구를 찾아서―김성중, 정영수
전자 시대의 교향곡―신종원의 『전자 시대의 아리아』
주술과 언어의 유물론―신종원의 『고스트 프리퀀시』
소거되지도 승격되지도 않는―서수진의 『유진과 데이브』
그날 이후, 우리는―장희원의 『우리의 환대』
마음과 구조―김혜진의 『축복을 비는 마음』
키치 대신 미래를 드립니다―김멜라론
다만, 아주 작은 승산―김기태론
크레용과 샤프펜슬―한강의 『노랑무늬영원』
중력과 미래―인아영의 『진창과 별』
그렇게 열린 틈으로 무엇이―이광호의 『작별의 리듬』
나가며―번역의 시간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리가 이 세계에 비평적 개입과 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아카이브를 대상으로 큐레토리얼 접근을 하는 것뿐이다. 우리는 엄청난 정보와 자본을 토대로 구성된 정교한 알고리즘에 따라 우리의 입맛에 맞게 제공된 ‘재생 목록’을 끊임없이 재생하며 살아갈 수도 있고, 비판과 개입을 포기하지 않고 큐레토리얼 작업을 통해 ‘나의 아카이브’, 더 나아가 ‘우리의 아카이브’를 구축하며 살아갈 수도 있다.
―「부재하거나 사라졌거나 영원한」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은 온전히 우리를 위해 마련되었거나 우리가 성취한 것이 아니라, 얼마만큼은 족쇄처럼 우리를 묶어버렸고 또 얼마만큼은 우리가 갈취한 것이니, 물려받은 자산이자 부채로서 우리 삶을 둘러싼 모든 물질적·비물질적 방식은 적산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식민지 시대의 유산만이 아니라, 그것을 근대라 부르든 자본주의라 부르든 지금 우리 손에 받아 쥐어 가꾸며 살아가는 모든 것이 적산으로부터 출발했다. 무언가를 청산하는 일의 어려움이 여기 있을 것이다.
―「적산가옥」
‘집’은 내가 사회의 규범성을 습득하고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많은 것을 일러주었고, 나는 그곳에 빼곡히 각인된 것들을 해독하며 내가 이 사회에서 얻어낼 수 있는 것의 범위와 얻지 못하는 것의 범위를 자연스럽게 알아갔다. 이것을 계급이나 정체성이라 말할 수도 있고, 동시에 그것들을 모두 초과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언제나 ‘집’은 이상적인 ‘집’을 상상하고 구성하는 사유, ‘집’에서 머무르거나 들어가고 나가는 행위, ‘집’과 ‘집이 아닌 곳’이 맺는 관계까지 포함하여 만들어지는 것이니까.
―「버티고 움직이고 미끄러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