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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따스한 유령들

내 따스한 유령들

김선우 (지은이)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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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따스한 유령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내 따스한 유령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6424619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1-08-05

책 소개

창비시선 461권. 등단 25주년을 맞은 저자의 여섯번째 시집. 생명에 대한 예민한 관찰, 사회 현실에 대한 적극적 발언, 환경 파괴에 대한 직설적 반성, 자본을 향한 가열한 비판, 사랑과 연대에 관한 성찰 등 깊이 있는 시적 사유가 빛나는 시편들이 묵직한 울림을 자아낸다.

목차

제1부
푸른발부비새, 푸른 발로 부비부비
혁명력의 시간, 로도스의 나날
개가 짖는 이유
티끌이 티끌에게
천문의 즐거움
작은 신이 되는 날
새처럼 자유롭고 싶다고?
하필 여기서 죽은 이를 위하여
비의 열반송
사랑하여 쓰게 된 가계부
지구주민평의회가 만들어진다면
시인과의 대화
오늘은 없는 날
무신론자의 기도

제2부
쉬잇! 조심조심 동심 앞에서는
지구라는 크라잉룸
오늘 만난 시집의 가제를 「평의회의 아름다움」이라고 적어두었다
하나의 환상처럼 quasi una fantasia
눈물의 연금술
돌담에 흥건한 절규같이
내 따스한 유령들
어떤 날의 처방전
일반화된 순응의 체제 1
일반화된 순응의 체제 2
일반화된 순응의 체제 3
울어주는 일, 시를 쓰는 일
대숲에서
이제 나뭇잎 숭배자가 되어볼까

제3부
마스크에 쓴 시 1
마스크에 쓴 시 2
마스크에 쓴 시 3
마스크에 쓴 시 4
마스크에 쓴 시 5
마스크에 쓴 시 6
마스크에 쓴 시 7
마스크에 쓴 시 8
마스크에 쓴 시 9
마스크에 쓴 시 10
마스크에 쓴 시 11
마스크에 쓴 시 12
마스크에 쓴 시 13
마스크에 쓴 시 14

제4부
걷다가 문득 멈춰 나무가 된 고양이는 아니지만
보르헤스와 보낸 15일
투표 인증 숏을 보낸 벗에게
새들의 모텔에서 배운 마술
코즈믹 호라이즌, 이 바람 속에는
차이와 반복, 혹은 바다와 돌
다시 광장에서는
개와 고양이와 화분과 인간이 있는 풍경
편히 잠들려면 몸을 바꿔야만 해
깃털 하나를 주웠다
몸이라 불리는 장소에 관하여
눈, 비, 그래서 물 한잔
그러니까 사랑은, 꽃피는 얼룩이라고
벚꽃 잘 받았어요

해설|송종원
시인의 말

저자소개

김선우 (지은이)    정보 더보기
김선우(金宣佑) 시인은 1970년 강원 강릉에서 태어났다. 1996년 『창작과비평』에 「대관령 옛길」 등 10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도화 아래 잠들다』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녹턴』, 장편소설 『나는 춤이다』 『캔들 플라워』 『물의 연인들』 『발원: 요석 그리고 원효』, 청소년소설 『희망을 부르는 소녀 바리』, 청소년시집 『댄스, 푸른푸른』 『아무것도 안 하는 날』, 산문집 『물밑에 달이 열릴 때』 『김선우의 사물들』 『어디 아픈 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부상당한 천사에게』 『사랑, 어쩌면 그게 전부』 등을 펴냈고, 그외 다수의 시해설서가 있다. 현대문학상, 천상병시문학상, 고정희상, 발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펼치기

책속에서

내가 티끌 한점인 걸 알게 되면
유랑의 리듬이 생깁니다

나 하나로 꽉 찼던 방에 은하가 흐르고
아주 많은 다른 것들이 보이게 되죠

드넓은 우주에 한점 티끌인 당신과 내가
춤추며 떠돌다 서로를 알아챈 여기,
이토록 근사한 사건을 축복합니다

때로 우리라 불러도 좋은 티끌들이
서로를 발견하며 첫눈처럼 반짝일 때
이번 생이라 불리는 정류장이 화사해집니다

가끔씩 공중 파도를 일으키는 티끌의 스텝,
찰나의 숨결을 불어넣는 다정한 접촉,

영원을 떠올려도 욕되지 않는 역사는
티끌임을 아는 티끌들의 유랑뿐입니다
―「티끌이 티끌에게」 전문


우주먼지로 만들어진 내가
우주먼지로 만들어진 당신을 향해
사랑한다,
말할 수 있어
말할 수 없이 찬란한 날

먼지 한점인 내가
먼지 한점인 당신을 위해
기꺼이 텅 비는 순간

한점 우주의 안쪽으로부터
바람이 일어
바깥이 탄생하는 순간의 기적

한 티끌이 손잡아 일으킨
한 티끌을 향해
살아줘서 고맙다,
숨결 불어넣는 풍경을 보게 되어
말할 수 없이 고마운 날
―「작은 신이 되는 날」 전문


오십세의 어느날 문득 알았다

내가 돌본 줄 알았는데
나를 돌본 게 당신들이라는 걸

천명(天命)이 곁에 늘 있었다는 걸

지천명(知天命), 그날 이후
드디어 나는 오십세가 되었다
―「개와 고양이와 화분과 인간이 있는 풍경」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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