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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건축 > 건축이야기/건축가
· ISBN : 9788932431581
· 쪽수 : 776쪽
· 출판일 : 2025-08-25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1. 1903년에 시작된 이야기
2. 르코르뷔지에, 개척자 시대
3. 전쟁 시기, 일본과 인도차이나
4. 현실 시대
5. 레저 건축물, 설비, 환경
6. 무(無)와 공허 사이
감사의 글
도판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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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열 살 때 어린이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다. 당시 모든 어린이가 거쳤다는 맹장 제거 수술을 받기 위해서였다. 학교를 빼먹을 아주 좋은 기회였다. 새하얀 병원이 마음에 쏙 들었다. 병실은 간결했고, 창밖으로 나무가 심어진 정원이 보였다. 엄마는 내가 기운을 차리도록 오렌지 샴페인을 가져왔다. 하지만 정작 나는 집에 와서 가구나 온갖 잡동사니를 보고 울음을 터트렸다. 병원의 간결함이 딱 맞았다. 그때 처음으로 무의식 속에서 여백은 ‘모든 걸 담을 수 있기에 강력하다’는 걸 깨달았다. - 「1. 1903년에 시작된 이야기」
어느 오후, 드로잉북을 껴안은 채 작업실의 엄숙한 분위기에 다소 위축된 나는 커다란 안경 너머로 눈빛을 읽을 수 없는 르코르뷔지에 앞에 섰다. 그의 첫 인사말은 다소 차가웠다. “용건이 뭡니까?”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그는 드로잉북을 빠르게 훑어보고는 이렇게 답했다. “우리는 쿠션에 수놓지 않아요.” 그러고는 출입문까지 안내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용기 내어 집 주소를 남기며 살롱 도톤에 작품을 냈다고 알려 주었다. 다시 만날 거란 기대감은 없었다. 오히려 홀가분한 마음으로 떠났다. 누구도 내 매력이 작용했다고 말할 수 없으리라.
다음 날 오후, 살롱전에서 장 푸케를 만났다. 그는 환한 얼굴로 말했다. “오늘 아침에 네 부스에서 르코르뷔지에와 피에르 잔느레를 봤어. 함께 일하자고 할 거 같아. 편지가 오지 않을까 싶은데.” - 「2. 르코르뷔지에, 개척자의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