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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교육학 > 교육 일반
· ISBN : 9788932475387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5-02-2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왜 지금 IB를 말하는가
일러두기
1장 수능 시대의 종말
수학능력시험을 진단하다
수능은 부족한 시험이다
수능은 불공정한 시험이다
내신은 더 심각하다
2장 미로 속의 대입 제도
최악의 교육 정책, 상대평가
인공지능과 경쟁시키는 우리 교육
출구 잃은 교육, 그리고 2028년 대입 개편안
3장 한국 교육의 탈출구, IB
우리에게 맞는 교육 패러다임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 IB
현장에서 목격한 IB 교육
4장 IB 커리큘럼과 평가 시스템
IB 커리큘럼의 기본 구조
IB의 평가 시스템
IB DP 주요 과목의 커리큘럼
5장 IB가 불러온 놀라운 변화들
IB의 이상적인 수업 풍경
학생들의 변화: 시험이 바뀌니 학생이 달라진다
교사들의 변화: 교권을 되찾다
학부모들의 변화: 경제적 부담에서 해방되다
6장 IB, 한국 공교육에 들어오다
대한민국의 IB 공교육 도입
확산되는 지역별 IB
IB 학생들의 대입
7장 패러다임 대전환의 시대
에필로그
책속에서
“수능의 문제를 파헤치는 것부터 IB라는 새로운 대안 모델을 통해 한국 공교육의 혁신 방안을 제시하는 큰 프로젝트였던 만큼, 한국 교육의 현재 지형과 미래의 변화를 한눈에 보여 주는 것이 가능할지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방송 준비 과정에서 다양한 전문가를 만났고, 헌신적인 교사들과 사려 깊은 학부모, 열정적인 학생들의 도움으로 핵심을 비켜 가지 않는 다큐멘터리를 만들 수 있었다. 촬영 과정은 충격의 연속이었다. 통념을 깨는 순간들이 줄곧 포착되었고 말과 글로만 듣던 IB의 완성도 높은 시스템을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과정은 학생으로서 교육에 품었던 오랜 질문에 답을 듣는 일이었을 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 연출가로서 인상 깊은 장면을 만나는 순간이었으며, 학부모로서 교육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목격하는 시간이었다.”
“상대평가가 지닌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바로 경쟁을 지나치게 부추기는 비교육적 제도라는 점이다. 이 제도는 학생들의 내면을 심각하게 파괴한다. 수능은 그나마 옆 친구의 성적이 자신의 성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내신은 옆 친구가 시험을 잘 보느냐 못 보느냐에 따라 성적이 달라진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사회를 경험하는 시절에, 또 가장 정서적으로 예민한 시절에 학생들은 세상이 생존 경쟁으로 가득한 정글이라는 세계관을 가지게 된다. 2018년 한국개발연구원이 경쟁 교육으로 악명 높은 한국, 중국, 미국, 일본 4개국의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실시했다. 고등학교 시절을 어떻게 기억하느냐는 질문에 다음 세 가지 보기를 제시했다.
① 함께하는 광장이다.
② 거래하는 시장이다.
③ 사활을 건 전장이다.
이 중 ‘③ 사활을 건 전장이다’라고 답한 비율이 일본 14퍼센트, 미국 40퍼센트, 중국 41퍼센트인데 반해, 한국은 무려 81퍼센트나 되었다. 10명 중 8명이 고등학교 시절을 전쟁터로 기억하고 있었다.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의 저자 김누리는 이에 대해 “지금 한국인들은 전쟁터에서 겨우 살아남은, 전쟁 생존자로 살아가고 있다. 전쟁 생존자는 반드시 트라우마를 내면화하고 있다. 이런 사회가 어떻게 정상사회가 되겠는가” 하고 반문했다.”
“IB 평가는 준거 지향 절대평가를 운영한다. 준거 지향 절대평가는 성취 수준에 따라 점수나 등급을 부여한다. 자전거 타기를 예로 들어 보자. 상대평가는 옆 사람보다 얼마나 더 잘 타느냐로 성적이 결정된다면, 준거 지향 절대평가는 자전거 타는 능력에 맞는 기준이 제시되어 해당하는 성취 수준에 따라 등급이 부여된다. 모두가 자전거를 잘 타면 모두가 최고 등급이 될 수 있다. 반면 학급에서 자전거를 가장 잘 타도 그 수준이 모자라면 최고 등급을 받을 수 없다. 이런 평가 환경에서는 굳이 남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 얼마나 연습해서 목표에 도달하는지에만 집중하면 된다. 변별을 위해 추가 옵션을 넣을 필요도 없고, 초반에 넘어졌다고 걱정할 필요도 없다. 목표에 도달만 하면 된다.
수능 영어 영역에서도 절대평가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준거 지향 절대평가는 아니다. 영어 영역에서 90점을 넘으면 1등급을 받는다. 2024학년도에는 4.71퍼센트가 1등급을 받았고, 2023학년도에는 7.83퍼센트가 1등급을 받았다. 이 수치는 무엇을 말할까? 2024학년도 수능이 더 어려웠을 수도 있고, 그해 시험을 본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부족했을 수도 있다. 1등급을 받았다고 해도 시험 성적이 해당 학생의 영어 수준을 보증하지 못한다. 등급 산정에 ‘절대’라는 기준을 붙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준거 지향 절대평가는 학생들의 전반적인 수준이 높고 낮음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오직 점수 자체로 학생의 실력을 평가한다. 이런 평가가 이루어지려면 말 그대로 준거가 절대적 신뢰를 지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