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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88932912479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20-02-25
책 소개
목차
당통의 죽음
보이체크
레옹스와 레나
「레옹스와 레나」의 흩어진 단편들
렌츠
헤센 지방의 전령
- 1834년 7월 판본
- 1834년 11월 판본
뇌신경에 관한 시범 강연
역자 해설: 천재, 그 빛남과 안타까움
게오르크 뷔히너 연보
리뷰
책속에서
로베스피에르: 내 양심은 깨끗해.
당통: 양심은 원숭이가 그 앞에 서서 괴로워하는 거울이네. 사람은 누구나 한껏 꾸미고, 자기 방식대로 쾌락을 누리며 살 수 있어. 그건 싸우면서까지 지킬 가치가 있는 일이네. 누구든 타인이 자신에게서 그런 즐거움을 빼앗으려고 한다면 저항할 걸세. 자네가 늘 깨끗하게 솔질한 옷을 입고 다닌다고 해서 단두대를 남들의 더러운 빨래를 담을 빨래통으로 삼는다거나, 잘려 나간 머리를 그들의 더러운 옷을 씻을 비누로 만들 권리가 있는가? 그래, 그 사람들이 자네의 깨끗한 옷에다 침을 뱉거나 옷을 찢으려고 하면 자네는 당연히 방어할 수 있겠지. 하지만 그 사람들이 자네를 건드리지 않는다면 자네가 상관할 게 뭔가? 그 사람들이 거리낌 없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는 게 그 사람들을 무덤에 처넣을 권리라도 된단 말인가? 자네가 무슨 하늘의 헌병인가? 자애로운 하느님처럼 그런 꼴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 없다면 그냥 눈을 가리고 있는 게 낫네.
로베스피에르: 자네는 미덕을 부정하는 건가?
당통: 악덕도 부정하지. 세상엔 향락주의자들만 있네. 그것도 투박한 향락주의와 세련된 향락주의가 있을 뿐이지.
- 「당통의 죽음」
그래, 나는 남을 제물로 바칠 뿐 자신은 제물이 되지 않는 피의 메시아야.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의 피로 인간을 구원했지만, 나는 인간들 자신의 피로 인간을 구원할 거야. 예수는 인간을 죄인으로 만들었지만, 나는 스스로 죄인의 굴레를 짊어질 거야. 예수는 고통의 희열을 맛보았지만, 나는 사형 집형인의 고통을 맛보고 있어.
우리 둘 중에서 자기 자신을 더 많이 부정한 사람은 누구인가, 예수인가 나인가?
하지만 어쩐지 이 생각 속에는 어리석은 뭔가가 담겨 있는 것 같아.
- 「당통의 죽음」
로베스피에르는 혁명의 교주야. 그건 어찌해 볼 도리가 없어. 그렇다면 이 방법도 안 될 것 같아. 우리가 혁명을 만든 게 아니라 혁명이 우리를 만들었어.
그리고 설사 일이 우리 뜻대로 된다고 하더라도, 나는 남들을 단두대로 보내기보다는 차라리 내가 단두대에 설 걸세. 이젠 신물이 나. 대체 우리 인간은 왜 그렇게 서로 싸워야하는 거지? 이젠 나란히 앉아서 쉴 때도 되지 않았나? 우리는 만들어질 때부터 뭔가가 잘못됐어. 우리에게 뭔가가 빠져 있는 것 같다고. 그게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찾겠다고 우리끼리 서로의 내장을 파헤치고, 서로의 육신을 갈기갈기 찢어서야 되겠나? 그만두게, 우린 불쌍한 연금술사야.
- 「당통의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