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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희곡 > 외국희곡
· ISBN : 9788932912738
· 쪽수 : 424쪽
책 소개
목차
수전노
남편들의 학교
아내들의 학교
역자 해설: 몰리에르와 <위대한> 희극의 탄생
몰리에르 연보
책속에서
발레르: 사람들의 마음을 얻으려면 면전에서 그들에 대한 호의를 과장되게 드러내고, 그들의 좌우명에 공감을 표시하고 결점까지도 치켜세워 주면서, 하는 일마다 박수를 보내는 것보다 더 좋은 왕도는 없더군요. 아첨이 지나친 것은 아닌지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사람들을 갖고 논다는 게 뻔히 들여다보여도 상관없어요. 언제나 가장 영리한 자들이 아첨에는 가장 잘 속아 넘어간답니다. 칭찬으로 양념만 살짝 치면 그 어떤 무례하고 우스꽝스러운 일이라도 삼키게 하지 못할 게 없어요. 이런 일을 하다 보면 진정성이 다소 손상되는 건 사실이지요. 그러나 내가 아쉬울 때는 상대에게 맞출 수밖에요. 그리고 그런 방법을 써야만 사람을 얻을 수 있는 거라면, 잘못은 아첨하는 자들이 아니라 아첨받기를 바라는 족속들에게 있는 거죠.
- 「수전노」
라 플레슈: 넌 아르파공 나리를 잘 몰라. 아르파공 나리는 이 세상 사람들 중 가장 인정머리가 없고, 그 누구보다도 독하고 빈틈없는 사람이야. 어떤 봉사를 하든 그 양반이 고마워하며 손에 있는 걸 내놓을 리는 없어. 칭찬이든 존경이든 말로 하는 친절이든, 심지어 우정이든 간에 원한다면 얼마든지 받을 수 있지. 하지만 돈은 완전히 별개의 말씀이야. 그 양반이 건네는 친절과 애정의 표시보다 더 실속 없고 메마른 건 세상 어디에도 없다니까. 그 양반은 준다는 말을 너무 싫어해서 인사말도 <당신에게 인사를 드린다>가 아니라 <당신에게 인사를 빌려 드린다>라고 한단 말이야.
- 「수전노」
아르파공: 아아! 내 불쌍한 돈! 내 가엾은 돈! 나의 귀중한 벗아! 어떤 놈이 내게서 너를 앗아 갔구나. 너를 뺏기고 나니 나한테는 이제 버팀목도, 위안도, 기쁨도 다 없구나. 나한테는 모든 게 끝장났어. 이 세상에서 더 이상 할 게 없어. 너 없이는 살 수가 없단 말이다. 다 끝났어. 더 이상 어쩔 수가 없어. 나 죽는다. 나는 죽었다. 아니, 죽어서 벌써 땅에 묻힌 거야. 내 귀한 돈을 돌려주거나, 그 돈을 훔쳐 간 놈을 말해 주고 나를 다시 소생시켜 줄 사람 어디 없소?
- 「수전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