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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88932920283
· 쪽수 : 400쪽
책 소개
목차
헬무트 디틀과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시나리오 / 로시니 혹은 누가 누구와 잤는가 하는 잔인한 문제
영화 속 장면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 친구여, 영화는 전쟁이다! 시나리오 쓰기의 몇 가지 어려움에 대하여
헬무트 카라제크와 헬무트 디틀의 대담 / 멜로드라마란 무엇인가?
후기
책속에서
그건 정말 엄청난 소모였다! 1년 후 관객들한테 고작 두 시간짜리 영화를 보여 주기 위해 투입된 시간, 재능, 특별 작업, 인력, 기술, 트릭과 돈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났다! 1백 50여 명의 사람들이 꼬박 8주 동안 파김치가 되도록 그 일에 매달려야 했으며 1천만 마르크가 넘는 돈이 투입되었다. 하지만 그런 영화가 과연 성공할 것인가, 관객들이 그런 영화를 보고 싶어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무런 확신도 없었다. 도대체 저녁마다 이탈리아 식당에 모여드는 극단적인 인물들에 관한 영화에 관심을 가질 사람이 있을까?
시나리오를 쓸 때 이보다 더 기분 좋은 단계는 없다. 이 단계에서는 아무리 좋은 영화들도 시시해 보이고, 아무리 엄청난 아이디어도 소화할 수 있을 것 같고, 어떤 요구라도 다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시나리오 작가라면 누구나 모두 이 단계를 거친다. 이것은 시나리오 쓰기에 있어 일종의 통과 의례로서, 앞으로 닥쳐 올 난관에 대한 공포를 약화시키는 신경 안정제 같은 역할을 한다.
모든 문학 텍스트는, 그것이 장편 소설이든 단편 소설이든 수필이든 시든 일단 완성되면 예술적으로 완벽한 생산물이다. 거기에 비해서 시나리오는 일단 완성된 후에도 아직 생명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저자와 감독과 제작자의 생각에는 그 자체로 이미 완성된 것이나 다름없는 다섯 번째, 여섯 번째, 혹은 일곱 번째 원고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시나리오는 본래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이 목표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들로 인해(대부분은 재정적인 문제이다) 항상 영화로 만들어지지는 못한다. 그런 경우 영화의 기초로 이용될 예정이던 시나리오는 예술적으로는 아직 실재하지 않은 것이나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