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88933801918
· 쪽수 : 348쪽
· 출판일 : 2012-01-22
책 소개
목차
기획의 글
작가의 말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서울 사람들
1 올챙이 적 생각을 왜 해
2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써
3 무슨 복에 복처를
4 숲 속의 야회장
5 허영의 시장
6 농장지대
7 개천에서 용 나다
8 세 개의 열쇠
해설
작가 연보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 여자는 속으로 3년의 시한을 정해놓고 마치 결혼식 올리기 전엔 절대로 안 돼요라고 죽자꾸나 순결을 고집하는 처녀처럼 철석같이 완고하게, 때로는 요령껏 부드럽게 남자의 안타까운 욕망을 거절하기도 하고 다독거리기도 했다. 그 여자 나름으로는 그렇게 하는 게 결혼식 못지않은 의식이었고 최소한의 도덕이었다.
세상없이 철석같은 맹서를 한 남녀라도 한 번 같이 자고 나면 영락없이 남자 쪽에서 변심하게 돼 있다는 식의 통속적인 공식을 수정 없이 자신에게 적용시키기엔 그 여자는 나이도 지긋했고 자존심도 있었다. 끝장을 낼 때 내더라도 자기도 남자에게 충분히 실망할 시간쯤은 벌고 싶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절절한 그 여자의 희망은 파탄만은 피하는 거였다. 자존심하고 바꿀 수만 있다면 바꾸어도 좋았다.
혁주 모자는 그 자리에서 당장 그 수많은 고문의 언어들을 잊고 고상한 얼굴로 그러면 그렇지, 감히 누구한테 그 더러운 덤터기를 씌우려고……, 하면서 떠나갔고 그 여자도 내가 어쩌다가 저런 사람들과 내 자식을 나누려고 했었을까. 아아 이제야 비로소 나만의 아이를 가지게 되었구나, 나만의 아이를, 하면서 독점의 기쁨과 평화로운 외로움에 잠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