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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88933871966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2-12-13
책 소개
목차
추천사: 당신의 삶이 죽음도 만듭니다
프롤로그: 나는 죽음을 돌보는 의사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최초의 기억
해줄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돌봄을 위한 자세
완화의료와 안온한 엔딩
공감과 연민 사이에서
책임감 있는 두려움
죽음을 응시하다
날마다 일어나는 삶
인간으로 존재하기
자연스러운 죽음
마지막에서야 보이는 것
진실에 대해 이야기하기
어떤 길이든 같은 곳으로 이어진다
산 주검
의과대학에서 배우지 않는 한 가지
완벽한 마침표가 되려면
후회
솔직한 감정들
자연의 시간 위에선 모두가 평등하다
최선의 결정
행복을 위한 조언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잃을 것인가
존엄한 끝맺음을 위한 선택
죽음 이후의 삶
리뷰
책속에서
죽음에는 예고편이 없다. ‘죽어감’이 길어지는 사람도 있지만, 살아온 시간에 비하면 아주 짧은 시간 안에서 서둘러 사라진다. 호스피스를 극찬하는 나 또한 호스피스가 아닌 다른 곳에서 갑자기 운명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나는 이제 더 이상 특별한 죽음을 꿈꾸지 않는다. 오히려 절대적 의지로 변화시킬 수 있는 특별한 삶을 꿈꾼다. 그래서 언제 나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더라도 당황하지 않도록 내일이 아닌 오늘, 호스피스 환자들의 한 달이 압축된 사랑과 배려의 죽어감을 흉내내본다. _〈추천사: 당신의 삶이 죽음도 만듭니다〉
나는 의대에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며 죽어가는 사람을 볼 때마다 그 사람에게 더 해줄 만한 조치가 없는지 물었고 모두 이렇게 대답했다.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그 말이 목구멍에 걸렸다.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말이 가슴을 깔고 앉아 아프게 짓눌렀다. 나는 늘 울었다. 분노와 좌절과 연민으로 울었다. (...) 내가 배우고 있는 것과 알아야만 하는 것 사이에는 너무도 큰 간극이 있었다. _〈해줄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나의 ‘돌봄 은하계’에서는 3퍼센트의 환자들만이 진정제를 필요로 한다. 아름다운 죽음을 돕는 이 작은 세계에서는 97퍼센트의 환자들이 영화의 한 장면보다 더 아름답고 강렬한 순간에 가장 편안한 죽음을 맞이한다. 그곳에는 감독도, 배우도, 각본도 없다. 단 한 번의 리허설도 없다. 죽음에는 연습이 있을 수 없기에 모두가 처음으로 죽음을 맞이하지만, 결과적으로 삶 전체와 일맥상통하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된다. 사람들은 결국 살아온 대로 죽는다. 의미 있는 삶을 살지 못했다면 의미 있는 죽음을 맞이할 기회를 가질 가망도 없다. _〈완화의료와 안온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