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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34936237
· 쪽수 : 140쪽
· 출판일 : 2024-06-17
책 소개
목차
똑똑한 선택
지혜라는 아이
외톨이의 맹세
알록달록 은행 할머니
지혜에게 가는 길
나는 타고, 너는 못 타고
맘모스랜드에 가자
어긋난 약속
작가의 말 _ 참 좋은 시간도 아이를 키워요
책속에서
“멍청한 이새봄!”
비명이라도 꽤액 지르고 싶어요. 지난주 월요일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아침입니다. 학교 가는 길이 온통 들판이라니요. 애들은 없고 거위랑 염소랑 점박이 개라니요!
이제 알겠어요. 나는 예쁜 가게들이 늘어선 우리 동네 골목과 학교 가는 길을 참 좋아했던 거예요. 차와 사람들이 북적대는 우리 동네가 그리워요. 여기는 사방이 초록뿐이고 너무 조용합니다. 지금 이렇게 스쿨버스 기다리는 게 꿈이면 좋겠어요. 아빠 보려고 놀러 왔을 때는 저 사과밭도 예뻐 보였는데. 내가 어쩌자고 이런 결심을 했을까요. 너무 바보 같았어요. 그냥 솔직하게 말하고 사과할걸. 너무 늦었습니다. 나, 지금 여기에서 스쿨버스를 기다리고 있잖아요. 놀러 온 게 아니고 유학을 와 버렸다고요. 고작 6개월짜리 유학이라고 해도. 6개월. 나는 지금 그 시간이 얼만큼인지 상상도 못하겠어요.
이렇게 후회하게 될 줄 몰랐어요. 나는 친구들에게 작별 인사하면서 빳빳이 고개를 쳐들었죠. ‘내가 유학 가는 건 순전히 너희 탓이야. 나를 의심하지 말았어야지’ 하고 생각하면서. 유학 간다는 말에 친구들이 놀라니까 우쭐한 기분까지 들었어요. 자영이가 울 때는 아주 고소했고요. 나를 배신한 자영이가 뼈저리게 후회하기를 바랐으니까요. 뼈저리게 후회할 사람이 바로 나인 줄도 모르고.
“후회 같은 거 안 해. 난 괜찮을 거야…….”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왼쪽 가슴을 톡톡 다독였어요. 내가 나에게 용기를 주는 거예요.
그때 나는 어쩔 수 없었어요. 화장실에, ‘배신자 ㅈㅇ! 지옥에나 가라!’ 하고 낙서라도 해야만 했다고요. 나랑 단짝이었던 자영이가 다른 애랑 우정 팔찌를 했단 말예요. 난생처음 사귄 단짝 친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