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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 ISBN : 9788934958710
· 쪽수 : 276쪽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1 : 우리가 열망하는 사회(안철수)
여는 글 2 : 안철수의 마음에 귀 기울이다(제정임)
1부 나의 고민, 나의 인생
정치, 결심하셨나요?
낡은 체제와 미래 가치의 충돌
성적표에 ‘수’라고는 안철‘수’뿐
소설보다 더 잔인했던 가난
빌 게이츠, 에릭 슈미트, 손정의
배워서 남 주려 떠난 유학생활 그리고 안철수재단
야단맞고 반성하며 끝나는 부부싸움
열심히 식스팩 만드는 중이에요
2부 어떤 현실주의자의 꿈
평화 위에 세우는 공정한 복지국가
부자여야 복지를 한다 VS 복지를 해야 부자가 된다
삼성 동물원과 LG 동물원을 넘어
통일은 ‘사건’이 아니라 ‘과정’이다
3부 컴퓨터 의사가 본 아픈 세상
기업에도 독이 되는 고용 없는 성장
- 정리해고와 비정규직과 청년실업
중산층이 쓰러진 승자 독식 사회의 풍경
- 900조 원을 넘은 가계부채
교육 개혁을 넘어 사회 개혁을
- 입시 경쟁 사교육과 학교폭력
이제는 신재생에너지 시대로
- 일본 원전 사태에서 배우는 교훈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는 무조건 FTA 하라고?
- 식량 안보 시대에 우리 농업이 살 길
소통 부재와 개발만능주의 정부가 빚은 참극
- 강정마을과 용산 참사
국가가 시민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는 코미디
- 언론사 파업 사태와 표현의 자유
<완득이>, 우리에게 다가온 현실
- 여성, 장애인, 그리고 다문화사회
맺는 글 : 미래의 주인공들에게
덧붙이는 글
리뷰
책속에서
제정임) 아까 ‘안철수 현상’을 거론하면서 ‘구체제와 미래 가치의 충돌’이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구체제’가 어떤 의미인지 조금 부연 설명을 해주시겠어요. 현재의 정당들도 구체제의 일부라고 보시는 것 같은데요.
안철수) 우리는 선진국들보다 훨씬 단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눈부신 성과를 이뤘지만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들이 인권이나 민주화를 무시했던 산업화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산업화의 성과를 부정했던 민주화 논리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어요. 이런 것들이 구체제적 사고죠. 또 우리 사회의 발전과정에서 우리가 간과했던 문제들, 예를 들면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외면하는 태도도 구체제이고, 성장과 효율성만을 앞세워서 경제력 집중과 양극화를 방치하는 것도 구체제이며, 청년들이 기회를 잃고 국민들이 불안에 떠는 현실을 도외시하는 것도 구체제라고 할 수 있죠. 다시 말해 국민의 생각을 받들지 못하는 정당들, 사회 갈등을 해소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증폭시키는 정치시스템, 계층 이동이 차단된 사회구조,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경제시스템, 공정한 기회가 부여되지 않는 기득권 과보호 구조 등이 구체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 때문에 국민들이 답답함을 넘어 절망감을 느끼는 것이죠. 새로운 체제는 이런 구체제를 극복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시대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통과 합의’가 필요하고요.
-1부 중 <낡은 체제와 미래 가치의 충돌>에서
제정임) 공부를 못했다는 게 어느 정도였나요? 그러다 언제부터 잘하게 됐는지요.
안철수) 초등학교 내내 공부를 못했는데요, 성적표에 ‘수’, ‘우’가 별로 없었어요. 옛날 MBC에서 <성공시대>를 찍을 때 PD 분께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부산 가서 성적표를 직접 촬영해와서 TV에 방영한 일이 있어요. 그때 보니 성적표에 ‘수’가 보이긴 하더군요. 제 이름 철수예요. (웃음) 중학교 때도 전교는 둘째치고 반에서 1등 한 번 못해봤고요. 성적이 조금씩 올라 중3 때 반에서 2, 3등 했던 것 같고, 고등학교 때 조금씩 나아지더니 고3 때 반에서 1등 하고 이과 전체 1등을 처음 해봤어요. 그때만 해도 부산고등학교에서 이과 1등 하면 서울의대를 갔죠.
제정임) 전에 어떤 강연에서 ‘학교 다닐 때 반장을 한 번도 못해봤다’는 얘기를 하셨던데요.
안철수) 초등학교 때는 공부를 못했으니 반장을 시켜주지 않았고요, 중학교 때 언젠가 2학기에 선거로 반장에 당선됐어요. 그런데 1학기 때 선생님이 지명해서 반장을 했던 친구가 전교 부회장이었는데, 담임선생님이 “전교 부회장이 학급 반장을 못하는 것은 말이 안 되니 선거를 취소하자”고 하셨어요. 당시 그 친구 엄마가 아주 유명한 ‘치맛바람 엄마’였는데, 선생님이 그러시는 걸 보고 공정하지 못하다고 느꼈어요. 그때 중학생치고는 조숙하게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같은 사회의식이 강한 소설을 한창 읽을 때였는데 ‘정의롭지 못한 세상’이라고 생각했죠. 약간이요. (웃음) 고등학교 땐 공부에 집중하느라 학급 임원을 잘 맡지 않는 분위기였고요. 대학 때도 동아리회장 한번 안 해봤으니 안연구소를 세우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리더의 역할을 시작한 셈이죠.
-1부 중 <성적표에 ‘수’라고는 안철‘수’뿐>에서
제정임) 우리 국민들이 광범위한 불안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복지를 통해 그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특히 어떤 현상들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하셨나요?
안철수) 지금 우리의 심정과 상황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통계 수치가 두 가지라고 생각해요. 자살률과 출산율입니다. 자살률이라는 것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이 얼마나 힘든가를 보여주는 수치라고 생각하는데요, 불행히도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전체 중 1위입니다. 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낮은 나라에 비해 10배나 높아요. 거의 매일 40여 명 정도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1년이면 1만 5,500여 명이 비극적 선택을 합니다. 우리의 삶이 얼마나 각박한가를 보여주는 수치죠.
출산율이란 것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표현한다고 할 수 있을 거예요. 우리가 낳은 아이가 앞으로 얼마나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가 하는 기대에 따라 출산율이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해요.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거의 세계 최하위 수준입니다. 자살률이 가장 높고 출산율이 낮은 나라. 한마디로 지금 가장 불행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사회라는 얘기가 아닐까요?
더 구체적으로 보면 갈수록 심해지는 경제 양극화와 실업문제, 비정규직, 가계부채 등 우울한 문제들이 쌓여 있죠. 10대들은 입시위주의 경쟁 교육에 시들어가고, 20대는 너무 비싼 등록금과 취업, 진로 등으로 고민하죠. 또 30~40대는 자녀의 사교육비와 집값, 전셋값 등으로 걱정이 태산이고요. 40~50대는 자녀들의 취업 걱정과 준비가 안 된 본인들의 노후문제가 있고, 60대 이상은 생계와 건강문제 등 가족 구성원 거의 대부분이 불안한 게 우리 사회의 모습이라고 봅니다.
-2부 중 <평화 위에 세우는 공정한 복지국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