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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34961994
· 쪽수 : 448쪽
· 출판일 : 2022-07-27
책 소개
목차
블랙하우스
감사의말
영국 및 루이스 섬 지도
주요 게일어 표기 일람
리뷰
책속에서
“그런데 이제는 이렇게 간단 말이지? 탈출할 기회를 잡은 거로군. 내게서 도망칠 절호의 기회.”
“말도 안 되는 소리 마.” 하지만 핀은 모나의 말이 옳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도망치고 싶은 게 모나에게서뿐만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았다. 모든 것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인생이 단순해 보였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어린 시절로, 심지어는 어머니의 자궁 속으로 돌아갔으면 했다. 그때로만은 되돌아가지 않기 위해 성인이 된 이후 삶 전반을 소모해왔다. 그 사실을 묵살하는 게 이렇게나 쉬울 줄은 몰랐다.
화이트하우스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오래된 블랙하우스를 대체하기 위해 지어졌다. 블랙하우스는 자연석으로 벽을 세우고 짚으로 지붕을 이은 전통적인 가옥 형태였다. 사람의 거처는 물론 축사 역할도 했다. 큰방의 돌로 된 바닥 한가운데에서는 밤낮으로 토탄이 탔다. 그런 탓에 큰방은 기관실이라고 불렸다. 굴뚝이 따로 없었던 터라 연기는 짚으로 된 지붕 사이사이 구멍으로 천천히 빠져나갔다. 연기가 잘 배출되지 않는 집 안에는 항상 그을음이 가득했다.
“마저리.” 나는 목소리가 바람을 뚫고 들리도록 크게 외쳤다. “아주 예쁜 이름이야.”
마저리는 뭔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 “나는 싫어. 그건 내 영어식 이름인데, 아무도 나를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고. 내 진짜 이름은 마샬리Marsaili야.” 그 애는 마저리를 발음할 때와 마찬가지로 첫 번째 음절에 강세를 두었다. 게일어를 발음할 때 항상 그러는 것처럼 ‘r’ 다음에 오는 ‘s’는 부드러운 ‘sh’ 소리가 되었다. 그것은 이 섬이 이백 년 전 바이킹에게 지배를 받으며부터 전해 내려온 북유럽의 유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