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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34977155
· 쪽수 : 396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전조등 노란 불빛 속에서 먼지의 소용돌이가 연기처럼 피어오르고 있었다. 앞쪽에 도로가 있다는 뜻이었다. 엄마는 아빠의 트럭이 내뿜었을 먼지구름 속으로 차를 몰았다. 오른쪽으로 심하게 굽은 도로는 언덕 꼭대기 너머로 이어졌다. 엄마는 차문에 기대며 운전대를 틀어쥐었다. 바람이 스테이션왜건의 기다랗고 널찍한 측면을 후려갈겼다. “꽉 잡아.” 엄마가 외쳤다. (…) “엄마, 조심해요!” 대니얼이 소리쳤다. 엄마는 운전대를 힘껏 오른쪽으로 틀었다. 차는 시커먼 배수로를 향해 미끄러지다가 겨우 멈춰 섰다. 대니얼과 에비의 몸이 앞으로 홱 쏠렸다. 형체는 배수로로 굴러떨어졌다. 텀블위드들이 통통 튕기며 차를 향해 다가오다가 둘기둥 사이의 철조망에 걸려 차곡차곡 포개졌다.
레이는 주먹을 꽉 쥐고 등을 꼿꼿하게 편 채 잠시 사진을 멍하니 내려다봤다. 그러더니 루스를 보지도 않고 고함을 질렀다. 창녀라고. 너는 빌어먹을 창녀라고. 자기를 일러바쳤느냐고. 빌어먹을 창녀가 분홍색 머리끈을 하고, 내가 자기들 딸내미를 훔쳐갔다고 생각하는 애미 애비한테 먹을 걸 갖다 바쳤다고. (…) 방충망문이 쾅 닫히고, 아서의 트럭에 시동이 걸렸다. 진입로를 따라 천천히 내려가는 트럭의 타이어 밑에서 자갈이 왈그락거렸다. 집 앞을 지나가던 트럭은 잠시 멈춰 섰지만 이내 엔진 소리가 점점 멀어져갔다.
이언은 숨결이 느껴질 만큼 가까이 다가왔다. 그러고는 천천히 양손을 들어 귀를 막았다. “지금이야.” 대니얼이 검지에 힘을 주자 방아쇠가 살짝 움직였다. 숨을 깊이 들이마신 다음, 개머리판을 어깨뼈에 밀어붙였다. 목 근육에 통증이 생기고 허파가 타는 것 같았다. 방아쇠가 당겨지고, 라이플이 발사됐다. 프레리도그가 펄쩍 뛰어오르더니 1미터 정도 뒤로 떨어졌다. 끽끽거리는 소리가 사라졌다. “잡았어!” 이언이 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