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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34966241
· 쪽수 : 660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가야산 · 최치원
달빛과 산빛 · 최항
성난 물결 · 박인량
소를 타고 · 곽여
강남 꿈 · 정지상
대동강 · 정지상
늦가을 · 김부식
산수벽 · 김부의
눈물만 · 한교여
비단 글자 · 고조기
곱던 얼굴 · 정습명
산새 · 김약수
꾀꼬리 소리 · 임춘
어부 · 김극기
시골 아낙 · 김극기
비 맞고 · 김극기
군밤 · 이인로
물고기 · 이규보
여름날 · 이규보
부끄러움 · 이규보
봄비 · 진화
늦봄 · 진화
은세계 · 혜심
소식 · 혜심
자적 · 혜심
서리달 · 장일
배꽃 · 김구
나무 그늘 · 백문절
산 소식 · 충지
연꽃 구경 · 곽예
산속 집 · 이진
구요당 · 이제현
눈 온 아침 · 이제현
작은 집 · 백이정
백화헌에서 · 이조년
나는 가겠다 · 이성
고목 · 이담지
세월 · 김득배
눈 오는 밤 · 최해
솟을대문 · 이곡
시내와 구름 · 경한
이별 · 정포
기다림 · 최사립
풍파 · 이집
스님께 · 김제안
산집에서 · 혜근
세 칸 집 · 혜근
여강 · 이색
동지 팥죽 · 이색
보슬비 · 이색
봄바람 · 조운흘
시 짓는 일 · 정몽주
들풀 · 김구용
그림 속 · 정도전
어린 아들 · 이첨
성남에서 · 권근
시냇가 띠집 · 길재
죽장사 · 정이오
삼월 · 정이오
문 닫고 · 박의중
이역(異域)에서 · 정총
경포대 · 황희
가을날 · 권우
넘실넘실 · 강회백
만권서 · 유방선
봄날 · 서거정
매화 · 성임
앓고 난 뒤 · 강희맹
석양 무렵 · 성간
봄옷 · 성간
강가에서 · 김종직
가마우지 · 김종직
풍경 · 김시습
날마다 · 홍귀달
채찍 · 유호인
맥추 · 정여창
안개 물결 · 김굉필
늦가을 · 안응세
꽃비 · 신종호
잠 깨어 · 최숙생
메밀꽃 · 김천령
새벽 · 김천령
강가 정자 · 성몽정
나비 떼 · 한경기
여름 · 박상
배움 · 심의
처세법 · 심의
접시꽃 · 김안국
두견이 · 이행
꽃길 · 이행
산사에서 · 신광한
주막 · 신광한
멧비둘기 · 신광한
갈대밭 · 신광한
강 길 · 신광한
길가의 소나무 · 김정
봄꿈 · 김정
쏙독새 · 서경덕
시냇물 소리 · 서경덕
사물 · 서경덕
이화정에서 · 신잠
자적 · 이언적
청산 · 이언적
변화 · 성수침
빈 강 · 성효원
낙화암 · 홍춘경
단절 · 성운
빈손 · 조식
목욕 · 조식
시새움 · 김인후
농사일 · 윤현
인생 · 윤현
기다림 · 노수신
칠석 · 권벽
향로봉에서 · 휴정
적막 · 참료
앵두 · 백광홍
지팡이 소리 · 박순
새 달력 · 강극성
접시꽃 · 황정욱
흰 구름 · 황정욱
물안개 속 · 고경명
달 보며 · 송익필
산길 · 송익필
솔 · 정인홍
신기루 · 이이
다락에서 · 하응림
봄바라기 · 백광훈
용호에서 · 백광훈
기다림 · 백광훈
포구 풍경 · 이산해
꽃 꺾어 · 이달
보릿고개 · 이달
제사 · 이달
장미 · 최경창
수유꽃 · 최경창
매화 구경 · 최경창
님에게 · 최경창
전송 · 이순인
깨달음 · 유정
해당화 · 유희경
애도 · 심희수
추운 봄 · 홍적
버들 실 · 임제
작별 · 정지승
봄잠 · 이옥봉
옛 절 · 허봉
난리 후 · 이호민
가을 생각 · 차천로
흥취 · 차천로
한 해를 보내며 · 손필대
허공에 쓴 글자 · 유몽인
독촉 · 유몽인
새만 홀로 · 김상용
도중에 · 이수광
부끄러워 · 허난설헌
어떤 방문 · 이정구
유거(幽居) · 이정구
단풍 숲 · 유숙
상심 · 신흠
비 갠 아침 · 신흠
큰 눈 · 신흠
노숙 · 이경전
비바람 · 이경전
연잎 고깔 · 강항
채마밭 · 강항
한식 풍경 · 조위한
병아리 · 양경우
화담 선생 · 양경우
한식 · 권필
솔바람 · 권필
슬픔 · 권필
장미 · 허균
귀뚜라미 · 정온
가을 비 · 정온
그리움 · 청학
간서(看書) · 이민성
사미인곡 · 이안눌
편지를 부치며 · 이안눌
담쟁이덩굴 · 김류
난리 후 · 김광현
물새 · 이현
강남 땅 · 이경여
너스레 · 장유
허풍 · 장유
미친 노래 · 윤선도
환향 · 신익성
시비 · 허후
석별 · 이명한
기다림 · 송희갑
낙화 · 임유후
아내를 묻으며 · 이계
나귀 등 · 김득신
시벽(詩癖) · 김득신
올빼미 · 김득신
물결 꽃 · 홍우원
샘물 소리 · 홍우원
꿈에 · 송준길
백발 · 송시열
공부 · 이유태
까마귀 · 이유태
석양 무렵 · 정린경
산새 · 홍주세
남녘의 봄 · 이건
귀뚜라미 · 이건
가슴속 · 허장
산길 · 김시진
달빛 · 정수
세월 · 백암
봄바람 · 조성기
강 길 · 김창협
이장 · 김창흡
속리산 · 김창흡
명월암에서 · 홍세태
낙화암 · 박태보
정향화 · 윤두서
바위 꽃 · 임인영
물총새 · 박상립
백운암 · 이집
부모 · 김이만
풍경 · 박영
앞 강물 · 이영보
산유화 · 권만
화왕계 · 권만
마포 · 권만
적막 · 남극관
은비녀 · 최성대
귀뚜라미 · 최성대
망향 · 최성대
아들 생각 · 남유용
헤어진 뒤 · 최대립
꿈 깨어 · 최대립
사월 · 문동도
울지 마라 · 이용휴
채마밭 · 이용휴
석류꽃 · 이용휴
목화밭 · 신광수
발자국 · 강세황
절필 · 이윤영
딱따구리 · 이광려
황혼 무렵 · 이미
변방 · 목만중
상심 · 심익운
풍랑 · 심익운
방 안 · 박종악
턱수염 · 박지원
형님 생각 · 박지원
낮달 · 박지원
소나기 · 노긍
초가을 · 노긍
단오날 · 이덕무
매미 소리 · 이덕무
새벽길 · 이덕무
옛 생각 · 남경희
낙화 · 이충익
낙방 · 윤종억
비 맞으며 · 윤종억
비 갠 뒤 · 박제가
작별 · 김용행
금붕어 · 김조순
수선화 · 신위
대 그림자 · 신위
서경 · 신위
그리움 · 김삼의당
반달 · 이양연
따뜻한 봄 · 이양연
모란 · 한재렴
초여름 · 한재렴
매화 · 김매순
시골집 · 김정희
길갓집 · 김정희
진창 · 홍길주
눈 오는 밤 · 혜즙 스님
홍류동 계곡 · 정환
머리카락 · 홍석모
장안사 · 신좌모
백발 · 장지완
연잎 · 서헌순
방생 · 조운식
봄날 저녁 · 김진항
철없는 아내 · 이제영
눈 · 김병연
뭉게구름 · 김병연
세월 · 김병연
봄은 가고 · 현기
모내기 · 윤정기
그네뛰기 · 황오
겨울밤 · 강후석
장마철 · 남병철
기러기 · 강위
노처녀 · 육용정
대답 · 육용정
복사꽃 · 이기
권면 · 신기선
불면 · 신기선
양계 · 김옥균
계집종 · 이건창
관동별곡 · 이건창
홍류동 · 이건창
종소리 · 한용운
작자 소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별
새벽녘 등 그림자 젖은 화장 비추고
이별을 말하려니 애가 먼저 끊누나.
반 뜰 지는 달에 문 밀고 나서자니
살구꽃 성근 그늘 옷깃 위로 가득해라.
五更燈影照殘粧 欲語別離先斷腸
오경등영조잔장 욕어별리선단장
落月半庭推戶出 杏花疎影滿衣裳
낙월반정추호출 행화소영만의상
-정포(鄭誧, 1309-1345), 양주의 객관에서 정인과 이별하며(梁州客館別情人)
창밖이 아슴아슴 밝아온다. 이별의 시간이 왔다. 헤어짐이 안타까운 두 사람은 밤새 잡은 손을 놓지 못했다. 퉁퉁 부은 눈, 화장은 지워져 부스스하다. 그녀는 자꾸 울기만 한다. 이제 헤어지면 다시는 못 만날 것을 둘 다 잘 안다. 이제 가야겠노라고 말하면서 내 애가 마디마디 끊어진다. 달빛도 다 기울어 이젠 마당의 반도 비추지 못한다. 지게문을 밀고 나선다. 차마 뒤돌아볼 수가 없다. 살구꽃 성근 그림자가 내 옷 위에 가득 어리는 것을 본다. 사랑하는 사람아! 아, 끝내 돌아보지 못한다.
들풀
가녀린 들풀에 저절로 꽃이 피고
돛 그림자 용인 듯이 수면 위에 빗겼구나.
저물녘엔 언제나 안개 물가 기대 자니
대숲 깊은 곳에 인가가 묻혀 있네.
纖纖野草自開花 檣影如龍水面斜
섬섬야초자개화 장영여룡수면사
日暮每依烟渚宿 竹林深處有人家
일모매의연저숙 죽림심처유인가
-김구용(金九容, 1338-1384), 들풀(野草)
배 한 척에 생애를 싣고 이곳저곳 떠돌며 산다. 가녀린 들풀은 어느새 꽃을 피워 온 들이 꽃밭이다. 수면에 빗긴 돛대의 그림자가 구불구불 물결 따라 일렁이니, 꼭 용 한 마리가 물 속에 숨어 나를 지켜주겠다고 따라오는 것만 같다. 하루해가 저물면 나는 또 안개 짙은 강가 대숲에 배를 묶어두고 또 하루를 접는다. 저 푸른 대숲 너머로 저녁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나도 저 따스한 식탁에 함께하고 싶다.
부끄러워
가을날 맑은 호수 옥 같은 물 흐르는데
연꽃 깊은 곳에 목란배를 매어두고.
님 만나 물 저편에 연밥을 던지고는
행여 남이 봤을까 봐 한참 부끄러웠네.
秋淨長湖碧玉流 荷花深處繫蘭舟
추정장호벽옥류 하화심처계란주
逢郞隔水投蓮子 遙被人知半日羞
봉랑격수투련자 요피인지반일수
-허난설헌(許蘭雪軒, 1563-1589), 연밥 따는 노래(採蓮曲)
가을날 물 맑은 긴 호수에 벽옥의 강물이 넘실댄다. 연꽃은 피고 지고, 연잎은 키를 넘고, 연밥도 주렁주렁 매달렸다. 조그만 쪽닥배를 몰고 님과 만나기로 한 장소에 먼저 온 그녀는 부끄러워 연잎 속에 배를 매어두고 아까부터 숨어 있다. 이윽고 방죽 저편으로 님이 보이더니, 연잎 속에 숨은 나는 못 보고 자꾸 엄한 곳을 두리번거린다. 기다리다 못한 나는 님의 발치에 작은 연밥을 하나 따서 던진다. 연자(蓮子)는 연밥을 말하지만, 음으로 읽으면 연자(憐子), 즉 ‘그대를 사랑해요!’가 된다. 그녀의 두 볼에 반나절 동안이나 홍조가 가시지 않았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