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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34977858
· 쪽수 : 348쪽
책 소개
목차
차 례
산사내 7
오품의 빛 119
바람신 221
리뷰
책속에서
옛날.
높은 산에는 산사내가 살았습니다.
사내라고는 하지만 산사내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산의 신이자 산의 정령이며 산의 요괴이기도 했습니다.
산사내는 산 그 자체였던 것입니다.
그러니 산사내는 옷 같은 건 입지 않습니다. 말을 할 필요도 없었고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새를 잡고 물고기를 먹으며 풀과 나무를 두른 채 심산유곡을 뛰어다니며 살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무서웠습니다.
산에서 지내는 사람들도 물론 두려웠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산을 경외했던 것입니다.
산은 사람들에게 갖가지 은혜를 베풀어주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산은 사람을 죽이기도 했습니다.
산은 또 꺼림칙한 마의 장소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산은 현세와 내세가 바뀌는 경계에 있는 저세상이기도 했습니다.
산사내 또한 마물 중 하나임이 분명했습니다.
사람들은 산사내를 저어했습니다.
생활을 위협하는 짐승으로서.
그렇습니다. 산사내는 짐승이기도 했습니다.
말도 하지 않고 글자도 쓰지 않는 모양새를 보면 역시 인간이 아닙니다.
벌거숭이에 털북숭이, 힘세고 발 빠르며 하늘을 찌를 정도로 커다란 사내.
그 생김새도 흡사 짐승 같았습니다.
사람들은 야만스러운 짐승이라며 산사내를 겁냈습니다.
한데.
어느 날 산사내는 생각했습니다.
나는 짐승이었을까, 하고.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로부터 사람들이 입으로 전하는 무시무시한 일, 기이한 일을 모아 백 가지를 이야기하면 반드시 무시무시한 일, 기이한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 백 가지 이야기에는 법식이 있다. 달빛 어두운 밤, 사방등에 불을 켜는데, 그 사방등에는 푸른 종이를 붙이고 백 가닥의 심지를 밝힌다. 이야기 하나에 심지를 한 가닥씩 뽑으면 좌중은 점점 어두워지고 푸른 종이 색깔이 변하면서 어쩐지 무서워진다. 그래도 이야기를 계속하다 보면 반드시 기이한 일,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