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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34981176
· 쪽수 : 64쪽
책 소개
목차
버스데이 걸
작가후기
리뷰
책속에서
사장이 먹는 것은 항상 치킨이었다. 조리법과 곁들이는 채소는 그날그날 조금씩 달라졌지만 메인 요리는 항상 치킨으로 정해져 있었다. 젊은 요리사가 살짝 알려준 바에 따르면, 시험 삼아 똑같은 로스트 치킨을 일주일 내내 보내봤는데 불만은 일절 나오지 않았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요리사로서는 뭔가 연구해서 내놓고 싶게 마련이어서 역대 셰프는 저마다 이런저런 방법과 재료를 동원해 온갖 다양한 치킨 요리에 도전했다. 정성껏 소스도 만들었다. 닭고기 구입처도 이곳저곳 시험해보았다. 하지만 그런 노력도 마치 허무의 구덩이에 작은 돌멩이를 던지는 것과 같은 일이었다. 반응은 일절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어떤 셰프도 결국에는 포기하고 매일매일 극히 평범한 치킨 요리를 만들어 내놓게 되었다. 치킨일 것, 그것이 요리사에게 요구되는 것의 전부였다.
“그런데 자네는 몇 살이나 되었나?” 노인은 책상 옆에서 팔짱을 끼고 선 채 똑바로 그녀의 눈을 보며 그렇게 물었다.
“스무 살이 된 참입니다.” 그녀는 말했다.
“스무 살이 된 참이다.” 노인은 반복해서 말했다. 그리고 마치 뭔가의 틈새를 들여다보는 것처럼 눈을 가늘게 떴다.
“된 참이다, 라는 것은 즉 말하자면 스무 살이 된 지 얼마 안 되었다는 얘기인가?”
“네……. 아니, 얼마 안 되었다기보다 이제 막 스무 살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망설이고 나서 덧붙였다. “실은 오늘이 생일입니다.”
스무 살 생일날, 그녀는 평소와 똑같이 웨이트리스 일을 했다. 금요일 항상 그녀 담당이지만, 원래 그 금요일 밤에는 일하러 가지 않아도 되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