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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 ISBN : 9788935656943
· 쪽수 : 476쪽
· 출판일 : 2006-08-30
책 소개
목차
어떤 서사(序辭) /고은
머리말
연보
찾아보기
1장 식민지하의 조선 소년
북국(北國)의 소년
나의 고향 삭주 대관 / 일본말 일본인 교육 / 자연의 품속에서 / 전쟁의 그림자 / 눈물바다의 졸업식
아버지와 어머니
초산 양반과 천석꾼 딸 / 머슴 문학빈과 외삼촌
일제 말기의 중학시절
경성 유학길 /‘나이찌징’과 ‘한또오징’/ 잊혀지지 않는 두 분 선생님 / 배고픈 공부벌레 / 우정 담은 강냉이 / 해방을 알리는 전령 B29 / 싹트는 민족의식 / 고향에서 맞은 해방 / 새로운 희망을 안고 다시 서울로 / 혼란기 사회
2장 굴절 많은 궤적
대학이라고는 갔지만
굴절 많은 궤적의 변(辯) / 국립 한국해양대학 입학 / 부모와 동생, 이남으로 내려와 / 상해행 실습선의 회항 / 여수·순천 반란사건 목격 / 김구 선생에 대한 경도(傾倒)
3장 전쟁과 인간
안동중학교 영어선생이 되어
새로운 선택 / 10년 만에 부모님과 함께 / 전쟁의 회오리 속으로 / 1950년 6월 25일 / 일가이산(一家離散)의 피난행 / ‘지식인’의 참모습 / 국군―통역장교―미국 군사고문
전장(戰場)과 인간
지리산에서의 개안(開眼) / 인명(人命)은 재천(在天), 만사(萬事)가 새옹지마(塞翁之馬)인 것을! / 어느 진주 기생의 교훈 / 거창 양민학살 사건―719명의 원혼 / 38도선을 넘으면서 / 신흥사와 낙산사
마등령 계곡의 녹슨 철모 / 건봉사의 스님 / 어느 미국인 장교와의 일 / 전쟁으로 죽는 자와 출세하는 자 / 전선에서 동생 사망전보를 받고
7년간의 군대생활을 마감하며
휴전, 그리고 전선을 떠나는 마음 / 미국을 알게 될수록 / 윤영자(尹英子)와의 결혼 / 전화(戰火) 속에 흘러간 7년 세월
권총을 펜으로 바꾸어
고달픈 기자수업 / 수재들의 틈바구니에서 / 첫아들 희주의 탄생과 죽음 / 선친이 절망한 아들로서 / 미국과의 첫 대면 / 이승만을 증오하는 일념으로
4장 역사의 격류 속에 뛰어들어
4·19와 나
『와싱톤 포스트』와 관계를 맺어 / 4·19 전야(前夜) / 혁명의 파도 속에 뛰어들어 / 이승만 정권 타도에 바친 한몫 / 와싱톤 언론계의 일각에 / 민주정치를 염원하는 까닭에
군부독재의 치하에서
다시 만나는 군인 / 박정희를 따라 와싱톤에 / 기자의 명예―특종기사의 대가 / 하늘이 주는 것은 받아야 하는 법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4.19
나는 아래층으로 뛰어내려가 편집국에 상비되어 있는 메가폰을 벾에서 내려 들었다. 그리고 의자 두 개를 들고 현관 밖으로 나갔다. 나는 이 순간의 나의 결심과 행동에 대해서 지금도 이성적인 설명을 할 수 없다. 다만 내려다본 사태의 긴박성으로 미루어 데모대는 밀고 나오고, 계엄군 최전열의 M1총에서는 불이 뿜어나올 것이 틀림없는 순간이었다. 데모대 선두부 학생들의 운명은 순간에 달려 있었다.
한 손에 메가폰을 들고 다른 손으로 의자 두 개를 끌고, 나는 '앞으로 총' 자세로 수평으로 학생들의 가슴을 겨냥하고 있는 총검을 헤치고 들어섰다. (...) 길 위에 뒤뚱거리는 의자를 포개 얹고 그 위에 올라섰다. 시청까지 이어진 군중의 군중의 뒷부분은 어둠 속에서 뜨거운 열기로만 알 수 있었다. 나는 데모대를 향해 있는 목청을 다해 외쳤다.
"여러분, 들으시오. 여러분, 내 이야기를 들으시오. (...) 여러분, 벌써 이승만 정권은 쓰러졌습니다. 미국 정부가 이 대통령의 하야를 강경히 요구했습니다. 계엄사령관의 명령으로 구속된 학생들도 모두 석방되었습니다. 이 대통령이 하야할 의사를 밝혔습니다. 여러분은 승리했습니다. (...) 계엄군을 도발하면 안 됩니다. 군은 우리의 편입니다. 계엄군을 밀어붙이면 불상사가 일어날지 모릅니다. 다 승리한 전쟁에서 희생자를 내면 안 됩니다. 우리는 승리했습니다."
여기까지 소리쳤을 때, 어둠으로 얼굴들이 잘 보이지 않는 대열의 한가운데서 매도의 함성이 일어났다. 무서운 노호였다. "저 새끼 뭐야!" "저 새끼 잡아 죽여라!" 올라서 있는 두 의자가 뒤뚱하며 허물어졌다. 몸의 균형을 잃은 나는 옆으로 일회전하면서 뒤를 향해 굴러 떨어졌다. - 본문 378~380쪽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