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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서양철학사
· ISBN : 9788935664931
· 쪽수 : 268쪽
책 소개
목차
탁류 속에 피어난 라틴문학의 금자탑 | 성염‧21
제1권‧5
제2권‧15
제3권‧89
부록: 단편‧41
옮긴이의 말‧245
찾아보기‧249
책속에서
마르쿠스
저 사람들이 제기한 문제는 국가에 하나의 정무직만 존재하고 나머지는 모두 그에게 복종해야 하느냐는 것이었네. 국왕들이 추방당한 후 우리 선조들이 좋아했던 것이 바로 그런 문제였나 보네. 하지만 왕정 국가는 한때는 승인을 받았겠지만 후대에는 왕권의 폐해 때문이라기보다는 국왕의 악덕으로 인해 배척을 받았지. 그런데 사실상 한 사람이 모든 정무직들을 통솔한다면 국왕이라는 칭호는 배격되었을지 모르지만 내용은 그대로 남아 있는 셈이네. 테오폼포스가 라케다이몬에서 국왕들에게 맞서게 행정감독관들을 세웠던 것도 이유가 없지 않네. 또 우리도 통령에 맞서서 호민관(護民官)을 세운 것이 까닭이 없지 않듯이 말일세. 법에 정해진 바에 따르면, 통령은 그 밖의 모든 정무직들이 그에게 복종하도록 되어 있는데 호민관만은 예외이지. 호민관은 후에 존재하게 된 정무직으로서 전에 존재하던 폐해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게 하기 위한 것이었네[귀족과 평민 사이의 갈등]. 처음에는 자기 손아귀에 들어가지 않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통령의 권한이 위축되었지.
퀸투스
형님은 상당히 큰 해악을 말씀하시는군요. 저따위 권한이 생겨나면서부터 귀족들의 품위가 떨어졌고 대중이 세력을 떨쳤으니까요.
마르쿠스
퀸투스, 그렇지는 않아. 통령들의 단독 권력이 인민들에게 너무 오만하고 횡포하게 보였으리라는 것이 당연하지. 그뿐만 아니라 여기에 경미하고 현명한 제약이 가해진 다음에도…… 법률은 만인에게 해당하는 것일세.
퀸투스
형님, 바르고 참된 것은 영원한 것이며, 법령은 기록되는 문자와 더불어 발생하거나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는 데 동의합니다.
마르쿠스
그래서 신적 지성이 최고의 법률이라네. 그리고 인간 안에 그것이 완전히 갖추어져 있을 때, 인간은 현자의 지성 안에 있는 것이네. 그것이 다양하게 또 시의(時宜)에 따라서 백성들에게 성문화되면 법률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는데, 이것은 실제로 그렇다기보다는 다수결로 지지를 받았다는 뜻에서 그렇게 불러주는 것일세. 따라서 제대로 법률이라고 불릴 수 있는 모든 법률은 다음과 같은 논거들에 입각해서 칭송받을 만한 것이라고 철학자들은 가르친다네. 무릇 법률은 시민의 안녕과 국가의 안전과 인간의 평온하고 행복한 생활을 위해 창안된 것임이 분명하네. 그리고 처음 이런 식의 법률을 제정한 사람들이 백성들에게 제시하고자 한 바는, 자기들이 법률을 입헌하고 반포하는 것은 결의되고 시행되는 내용에 의거해 백성들이 영예롭고 행복하게 살기 위함이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네. 그렇게 해서 작성되고 제정된 그것을 법률이라고 일컫게 되었네.
키케로(Marcu Tullius Cicero)는 로마의 가장 걸출한 웅변가이자 라틴 문학이 최고 문장가요 공화정(共和政)에서 제정(帝政)으로 넘어가던 로마 정치사 한가운데서 이념적으로 결연하게 공화정을 수호하던 정치가이며, 그리스와 로마로 표방되는 서양 고대 문학의 대가들 가운데 한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