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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6424909
· 쪽수 : 188쪽
책 소개
목차
제1부 하지만 밤을 뒤집어보면
오래된 영화
밤이 검은 건
도래할 미래
전구의 비밀
꽃 없는 묘비
피아노의 우연한 탄생처럼
역사적인 단추
희망이 시간을 시간이 미래를
와이파이
에리카라는 이름의 나라
한강
우산의 용도
제2부 세상이 아름답지 않은 것도 아니란다
그레텔과 그레텔
넓어지는 세계
도토리묵
지속 가능한 이야기를 찾아서
우연한 열매
가구 회사의 취향
우리는 베를린에서
빛으로 이루어진
기억의 문지방
키키 스미스, 일요일
물의 운동
둥근 탁자
밤은 신의 놀이
기념사진
제3부 천국을 의심하는 희미한 천사로서
그림 없는 미술관
다 먹은 옥수수와 말랑말랑한 마음 같은 것
천사와 악마
실내 비판
밤의 입술
당신의 이야기
방역
미래의 콩
캠핑
이야기 백화점
요세미티 국립공원
오늘의 산
제4부 꽃을 등 뒤에 숨기고 놀래키려는 사람처럼
기억하는 빛
아주 슬픈 모리츠 씨
호두의 것
멈추지 않는 것
빛의 광장
청소의 이해
웃음과 부스러기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
꽃다발과 따발총
YangYang Beach Map
바둑알
리플레이
가장자리
해설|오연경
시인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밤이 검은 건 우리가 서로를 마주 봐야 하는 이유야
어둠 속에서 이야기는 생겨나고
종이 한장의 무게란
거의 눈송이 하나만큼의 무게이겠으나
무수한 이야기를 싣고 달리는 선로만큼 납작하고
가슴을 가볍게 누르는 중력만큼이나 힘센 것
(…)
아주 깜깜한 밤은 검은색으로만 이루어진
외딴 우주 같아
하지만 밤을 뒤집어보면
무수히 많은 빛들의 땅으로 이루어져 있고
밤과 새벽 사이 무수한 빛의 스펙트럼을 밟고
오늘도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어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무겁다지만
이야기를 품은 인간의 무게만 할까,
―「밤이 검은 건」부분
이제는 작은 것을 말하고 싶어요
작은 거미가 만드는 집의
조형적인 아름다움
새가 물고 날아가는 나뭇가지의
가느다란 기쁨
번지는 저녁 빛 그림자 아래
고양이의 가르릉
이 사고뭉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
역사는 승리한 자들의 얼굴만을 기록해왔지만
당신과 내가 같은 호흡을 나누어 가진다면
우리의 얼굴도 다시 쓰여야겠지요
―「꽃 없는 묘비」부분
영혼은 두꺼운 우산이야
우리는 서로에게 기울어지고 쏟아지면서
세계는 재건되고
쌓이고 무너지고 다시 처음으로
다시 아무것도 없음으로
지워진 곳으로
그곳에서 다시 옛날 옛날에
한사람과 사람이 살았대,
그렇게 시작하는 이야기가 있어
이 동화 속에는
죽은 마녀가 몸이 붙은 쌍둥이가
굶주린 늑대가
이해받지 못한 괴물이 등장하고
그들은 얼마든지 사랑을 하고
싸움을 하고
이브와 릴리트
그 사이 어딘가를 통과해 걸어가면서
우리는 흰 실로 새 이야기를 직조한다
―「그레텔과 그레텔」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