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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6425098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4-09-20
책 소개
목차
제1부•바닥 마찰하기
헤드룸
홀가먼트
대기실
마티에르
연면적
연면적
연면적
연면적
연면적
자판기 우유를 생각해
염소가 열리는 나무
제2부•겨울 들숨 여름 날숨
하나와 마나
겨울깃
top note
꿈의 꿈치들
일장일단 일장일이
외따로이
섬포도
향미증진제
후무사 자두
구근류
불릿의 시
회문(回文)공작소
구분 짓기
0의 분포
유형성숙
제3부•어둠과 환복
dayglow
포트홀
아몬과 마몬
그나마 심포니
이달의 토핑
가만 나만 다만
어떤 기쁨은
실키
웃옷
깍두기공책
생육 조사
콜로라마
테라포밍
제4부•잠든 사람과의 통화
에스키스
타공
일말
너의 전제는 이렇다
너의 전체는 이렇다
너의 천체는 이렇다
동굴영원
구석을 내밀면
루미노그램
디디스커스
우양산
밀양
스톰 체이서
나의 단축어 생성
시간을 재는 시간
인부의 말
해설|김수이
시인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혼자 있는 공간에서 입을 크게 벌리고
공간이 될 것처럼
가만히 있는 혀의 감각을 익히며
‘아’ 소리를 낸다
떠오르는 감정에 따라 ‘아’의 높낮이가 달라진다
호흡을 다 쓰고 나면 아무 말이나 해본다
입안을 벗어나지 않지만 움직이고 있는
혀의 심정이 느껴지는 것 같다
느끼고 말하는 것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다
―「대기실」 부분
그날 밥상에서 아무도 건드리지 않던 밑반찬, 바위보다 많은 파도를 만난 방파제, 수증기를 달고 사는 욕실 거울, 숨어서 알을 까는 곤충들의 더듬이, 점선을 따라가다 부러뜨린 칼날, 설마와 혹시의 우정, 다른 사람 집에 흘리고 온 머리카락, 힘이 들어간 구두 속 발가락, 공기를 밟고 올라서다 넘어지는 취객의 목소리, 언덕 위의 반지하, 평일 은행원의 시재
―「꿈의 꿈치들」 전문
해가 쨍쨍한 날
고개를 숙이고 걷던 이에게
말라 죽은 지렁이를 보여준다
(...)
비록 눈살은 찌푸렸지만
지렁이의 이로움엔 유감이 없는 사람
그럼에도 그 사람이
스스로 눈살을 찌푸린 이유에 대해 생각할지
어떤 기쁨은 알 수 없다
눈이 부시다는 이유로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이유로
어떤 슬픔이 꿈틀거리는지
너무 환한 날에 멀어지는지
―「어떤 기쁨은」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