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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6437022
· 쪽수 : 289쪽
· 출판일 : 2007-12-10
책 소개
목차
꽃 진 자리
영희는 언제 우는가
도넛과 토마토
아무도 모르는 가을
명랑한 밤길
빗속에서
언덕 너머 눈구름
비오는 달밤
79년의 아이
지독한 우정
폐경 전야
별이 총총한 언덕
작가의 말
수록작품 발표 지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나의 스물한살 봄밤을 그와 함께 먼먼 나라, 그가 없으면 닿을 수 없는 나라를 여행하는 것만 같았다. 나 혼자서는 도저히 갈 수 없는 낯설고 아득한 나라를, 그가 있어야만 닿을 수 있는 나라를 여행하는 것은 그래서 슬펐다. 아름답고 슬프고 쓰라린 여행을 끝내고 집에 돌아왔을 때, 나는 이번에는 낯익고 낯익어서 슬픈 풍경과 맞닥뜨려야만 했다. 엄마는 나를 기다리며 먼지 푸석푸석한 마당에서 밤중 내 맴을 돌았다.
... 그날 밤, 노트북 없으면 글을 못 쓰는 '글 쓰는 사람'은 술에 취해서 나를 데려다주지 못했다. 나는 밤길을 걸었다. 그리고 엄마를 생각했다. 이런 밤에, 엄마가 나를 기다리면서 마당을 뱅뱅 돌지 않게 할 방법은 없을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결과 나는 엄마에게 농사를 짓게 하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 나는 남자에게 무공해채소를 조달해주기 위해 텃밭을 일구려는 게 절대로 아니라는 사실을 나 자신에게 누누이 각인시켰다. 그러나 아침저녁으로 마당을 일구어 채소밭을 만들고 드디어 첫물 고추가 열렸을 때, 나는 그 누구보다 남자를 생각했다. 그가 다시 나를 불러주기를. 그러나 그는 나를 불러주지 않았다. - '명랑한 밤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