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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88936464363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14-08-20
책 소개
목차
통과비자
작품해설 / ‘통과세계’, 위기의 현상학
작가연보
발간사
리뷰
책속에서
“저는 두려워하지 않아요. 만일 제가 혼자 남아야 한다면, 자유로운 신분이든 감금된 처지이든, 봉빠르에 갇히든 다른 수용소에 갇히든, 상관없으니까요. 지상이 곧 지하일 테니까요.”
나는 그녀의 말에 사람들이 모두 떠난, 완전히 텅 비어버린 대륙을 상상했다. 마지막 배가 떠나고, 초목이 무성하게 자라 모든 것을 즉시 뒤덮어버리는 완전한 야생 속에 그녀 혼자 남겨진 대륙을.
당신은 아마 저 죽은 남자의 동화를 알 거요. 그는 영원히 기다렸는데, 그건 하나님이 그에 대해 결정해놓은 거지요. 그는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하염없이 기다렸어요. 일년을 기다리고, 십년을 기다리고, 백년을 기다렸지요. 그러고 나서 그는 판결을 내려달라고 간절히 부탁했어요. 기다리는 걸 더이상 참을 수 없던 거지요. 그에게 내려진 대답은 이랬어요. ‘도대체 무엇을 기다리느냐? 너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옥에 있는 게 아니더냐?’ 아무것도 없는 것을 멍청하게 기다리는 것, 그것이 바로 지옥이었으니까 말이오. 대체 무엇이 그보다 더 지옥 같을 수 있겠소?
자동차와 차량 들이 강변과 다리 잔해 속에 걸려 있었고, 사람들이 사이사이에 매달려서 절규했어요. 그와 나, 우리는 내내 서로 꼭 껴안은 채로 있었지요. 그리고 나는 그를 계속 따라가겠다고 약속했어요. 세상 끝까지. 그 끝이 나에게는 가까워 보였고, 그 거리는 짧아 보였으며, 그 약속은 가볍게 여겨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