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위의 신발

진리는 아이들 입에서 나오는가?
복수심
기다림의 노래
나는 왜 사라졌는가
비극적 요소
동화 증후군
개 같은 성격
응급구조
미학적 요소

에필로그
천사의 추락 - 이 이야기에 관한 진실

옮긴이의 말

욕실에서 나오는데 고양이가 있었다. 놈은 반짝거리지만 멍청해 보이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저리 가, 케르베로스. 나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케르베로스라니, 고양이 이름으론 참으로 멍청하지 않은가.) 고양이는 그다지 적의를 드러내지 않았다. 문득, 강도들이 그야말로 조심조심 움직이다가도 실수로 고양이 꼬리를 밟는 바람에 들통이 나는 경우가 있다는 게 떠올랐다(그렇게 되면 고양이는 비명을 지르고 집 안 사람 모두를 깨우고 만다). 우리는 잠시 서로를 관찰했다. 놈은 이내 나른한 자태로 몸을 돌리더니 먹이그릇에 담긴 크로께뜨를 먹으러 갔다. 고양이는 사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밤에 많이 돌아다니지는 않는다. 좋아, 이대로 끝낼 순 없지. 뭔가 해야 해. - 27~28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