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작가론
· ISBN : 9788936812225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22-12-30
책 소개
목차
옮긴이의 말
서문
구판 서(序)
루쉰의 인상
루쉰의 인상 보기(補記)
루쉰과 일본
루쉰의 죽음-세 통의 편지
루쉰 잡기
구판 발(跋)
참고 문헌
책속에서
내가 받은 인상도 완전히 똑같다. 문장으로 보는 루쉰과 직접 이야기 나눌 때의 루쉰은 조금 다른 듯했다. 그는 심각해 보이는 얼굴과 말투가 전혀 없이 항상 가벼운 유머를 날리고 빙글빙글 웃는 스스럼없는 사람이었다. 나는 함께 마주하고 있는 동안 긴장감 등을 느낄 수 없었다. 루쉰의 문장에 보이는 야유나 독설은 그림자조차 없고 오히려 어린애 같은 천진한 인품이었다. 붓을 잡을 때의 그와 일상적인 담화를 나눌 때의 그는 왜 그렇게 달랐던 것일까? 밖으로 향할 때와 안으로 향할 때의 그가 다른 것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_ <구판 서(序)>
루쉰은 여름에 하얀색 중국옷을 입었는데, 가장 인상적으로 남아 있는 그(실내에서 눈에 익은 그의 모습)는 검은색 셔츠를 바지에 넣고 가죽 벨트를 한 채 보라색 털실로 짠 재킷을 입고, 두발과 수염은 텁수룩하게 길렀으며, 손에는 항상 담배 파이프를 들고 입을 일자로 다물었지만, 빙긋이 웃고 있었다. 이발소에 별로 가지 않고 옷차림도 신경을 쓰지 않았기에, 언젠가 영국인을 방문하러 [어떤] 빌딩 7층에 가려 했을 때 중국인 엘리베이터 보이로부터 수상쩍은 인물로 의심을 받아 ‘저쪽으로 가라’고 쫓겨나, 하릴없이 7층까지 걸어서 올라갔다는 일화도 있다. 그런데도 화내지 않고 웃어넘겼다고 하는데, 어쨌든 옷차림이나 얼굴 등에는 언제나 무심했다.
_ <루쉰의 인상>
루쉰은 다감한 청년 시대를 일본에서 보냈는데, 당시 도쿄에는 반청 혁명의 망명 정객들이 많이 모여 있어서 젊은 날의 그도 자연스럽게 혁명의 거친 공기를 호흡하고 장래에 해 나갈 일의 기초가 되는 공부와 방향을 익혔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직접 일본에서 터득한 것이 있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일본이라는 땅을 하나의 계기로 삼았다는 의미이다. 그런데도 루쉰을 생각할 경우, 어떻든 간에 일본과의 관계는 빼놓을 수 없고 아주 깊은 무언가가 있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_ <루쉰과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