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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36909741
· 쪽수 : 226쪽
· 출판일 : 2003-05-15
책 소개
목차
은은한 서울의 노래 - 유경환
서울의 아침
골목길은 장수들 세상
화장품 장수의 아코디언 소리
골목마다 몰려 노는 아이들
구멍 가게와 호떡집
나무 장수와 워낭 소리
인조견 장수와 된장 장수
통나무 켜는 큰톱장이
인력거방과 차부
술래골의 도깨비
전차와 자전거
떡집과 기름집
유기전·솥전·목물전
우미관과 국화빵
파고다 공원과 뒷문 밖
선술집과 장전
'화신'과 충무로
전동 신전과 해장국집
빨래터와 광교
냉면 배달과 풀집
옥성동과 세물전
신식 혼인과 신랑 달기
'천자문' 배우고 유치원에
야시장과 유행가
양복 입고도 버선 신어
셋방살이와 한옥
한약국과 병원
책가게와 골동품 가게
좁다란 골목길
서울 근처
'복덕방'과 중매쟁이
거지와 공동 숙박소
점쟁이와 굿
장난감과 노름놀이
한복과 양복
한옥과 바쁜 주부
책속에서
러시아 사람은 골목 어귀에 멈춰 서고, 지게꾼은 지게를 버티어 놓는다. 지게에는 커다란 함석통 몇 개와 상자가 얹혀 있다. 통에는 크림, 상자에는 파란 물이 담긴 작은 유리병이 가득했다. 파란 물은 '미안수'라 했다.
러시아 사람은 우리말을 조금 할 줄 알았다.
"이쁜이도 발라 보고, 복순이도 발라요."
안경 너머 두 눈이 또랑또랑했다. 그때는 크림을 구리무라고 했다. 일본 말이다.
러시아 사람이 왼손에 조그만 크림 병을 들고 그 크림을 찍어낸 집게 손가락을 곧게 세우고는, 여자아이들 볼에, 콧등에 발라 주려고 두리번거릴라치면, 여자아이들은 저만큼 피해 달아났다. 그 손에 검숭검숭 난 빨간 털이 징그러워서 그랬을 것이다. - 본문 25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