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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7409547
· 쪽수 : 204쪽
· 출판일 : 2025-07-18
책 소개
목차
1부
세필세작(細筆細雀) 13
솔의 눈 14
예지의 말 18
만종 19
아침기도 34
화살기도 35
모래 주먹밥 38
2박 3일 39
눈으로만 봐 주세요 43
휴면 계정 45
이웃집에 토끼가 산다 48
회전무대 50
발성 52
칼날 54
트릭 55
을의 기쁨 58
사바아사나 65
보편지향기도 68
리버서블 69
타향 70
2부
돌 77
풍선껌 79
소금 정원 82
나무말미 84
방학 숙제 85
높은음자리표 88
기쁘다 90
바자회 92
단순한 우연 95
친구 98
림보 대회 101
분실물 보관함 104
내가 아니어도 되는 일 109
주머니가 없는 옷 110
주머니가 많은 옷 112
숙련공 114
조경 122
비굴할 때는 비굴한 채로 124
3부
청포묵 먹는 날 129
춘하추동 130
손이 많이 가는 스타일 133
나무는 나무이기를 그만두고 지붕은 지붕이기를 멈추며 138
정각에 오는 슬픔 140
낮과 밤 142
외가 144
수취 146
배합물 148
성실한 사람들 150
상냥한 사람들이 키운 텃밭 153
혼자를 위한 숲 154
할 수 있는 일 157
쌀통에 쌀을 쏟으면 소나기 오는 소리가 들린다 160
야행 162
솜 164
숫눈은 떠나간 발자국만을 드러내지만 빗물은 뺨 위에 지문을 띄워 주니까 166
작품 해설–김수이(문학평론가) 175
저자소개
책속에서
슬픔이라면 기어코 연장하겠습니다 외로움에 불필요한 요소라면 찬성입니다
어디까지나
피를 혈이라 부르고 얼굴을 면이라 쓰고 나면 내가 서 있는 부엌이 굴속이 되고
내가 깨뜨린 게 사람으로 둔갑한 거품이라고
거품으로 변장한 옥상이라고
난간으로 둔갑한 너의 기도 끝에 선다
얼마든지
―「화살기도」에서
울먹거리는 나를 보고 지나가는 노인이
한마디를 거들었다
드디어 혼자가 되었구나
간절히 바라던 일이 모두
이루어지고 난 뒤에
텅 비어 버린 겨울나무
손바닥에 손금을 짚어 보며
더 이상 아무것도 바랄 것이 없다는 게
그럼에도 이렇게 기다랗게
생명선이 이어져 있다는 게
―「을의 기쁨」에서
여섯 살에 여섯 살을 살지 못하면 언젠가 꼭 다시 그 나이를 살게 된다
그 누구의 목소리도 듣고 싶지 않아서 모두의 얼굴을 밝게 켜둔 채 잠에 드는 애
(……) 나를 닮은 것들은 눈이 너무 많고 손바닥이 축축합니다 누구도 시로 쓸 수 없는 착한 사람이 되려다가 거의 모든 시에 쓰인 유령이 되었습니다 과연 내가 좋은 사람일까요?
―「주머니가 많은 옷」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