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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비평론
· ISBN : 9788937412295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18-02-07
책 소개
목차
책 머리에
1부 훤화하는 소리
문학의 전통과 비평의 자리
2000년대 비평의 존재 방식
비평 공론장의 꿈
본격문학과 장르문학의 구분을 넘어
윤리의 표정
앓는 시대의 소설과 윤리
2부 윤리의 시험대
나르시시즘의 윤리학―김영하론
윤리의 기원―이승우론
망각하지 못하는 자의 우울―권여선론
부재의 흔적들―한유주론
보르항에 이른 길―이윤기론
속악한 현실을 포회하는 문학의 언어
3부 세속의 신학
역병의 징후와 기우의 윤리학―편혜영 『사육장 쪽으로』
부재를 위한 알리바이―한지혜 『미필적 고의에 관한 보고서』
법 앞에서 ―한지혜 「미필적 고의에 대한 보고서」재론
어떤 방황, 소수자의 통과의례―김이듬 『블러드 시스터즈』
춤추는 가족, 그리고 이후―안보윤 『우선 멈춤』
욕망의 변증법, 소설을 읽는 세 가지 방법―이승우 『지상의 노래』
불의 신학, 칼의 미학―조성기 『라하트 하헤렙』
전쟁과 기억, 그리고 윤리―전상국 ?남이섬?
저자소개
책속에서
윤리를 이야기하는 비평들도 결국은 이와 같은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윤리라고 명명한 것들은 기실 자기연민에 빠져 스스로를 위로하고 돌보는 몸부림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물론자기를 단장하고 아름답게 가꾸는 것을 윤리라 부르는 것이 꼭 잘못된 것만은 아닐 것이다. 가령 푸코가 그러했듯이 말이다. 그러나 이와는 다른 기원을 갖는 윤리에 논의를 위한 정당한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레비나스가 보기에 예술은 주체를 모든 책임성으로부터 자유롭게 해 주는 즐거움의 원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주체는 예술 속에서 타자뿐 아니라 그 자신에 대한 책임성으로부터도 자유로운데, 왜냐하면 예술은 주체를 비인격적 익명적 ‘있음’의 상태, 즉 책임질 수 있는 인격이 없는 상태로 되돌려 놓기 때문이다. 오직 비평만이 타자의 관계라는 윤리적 조망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작품에 인격성을, 주체를 지반으로만 성립 가능 한 책임성을 부여할 수 있다. 레비나스의 이런 생각대로라면 우리의 비평은 비평이 떠맡아야 할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물론 누구나 여기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최소한 타자로부터 촉발되고 타자에 의해 매개되며 타자를 향해 반응하고 타자를 책임지는 윤리에 대해 사유할 필요가 있다는 요청으로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리 비평은 좀 더 “윤리적 불면”에 시달려도 좋을 것이다.
자기 고통을 전시할 때 그 고통은 타자로서의 타인의 고통과 경쟁할 수밖에 없다. 최근 소설에 점증하는 고통에 공감하는 대신 우려를 표하게 되는 이유이다. “아무것도 당신을 슬프게 하지 않을 때 불행을 흉내 내는 것이 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가. 그 이유는, 그럼으로써 진정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한 자들의 위치를 빼앗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