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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37420443
· 쪽수 : 316쪽
책 소개
목차
1부 창
2부 시간이 흐르다
3부 등대
작품 해설
작가 연보
리뷰
책속에서
그 빛줄기가 은빛 손가락으로 자기 뇌의 닫힌 관을 어루만지듯이, 그 관이 터지면 즐거움이 밀려들기라도 할 듯이 매료되어 최면에 걸린 것처럼 빛줄기를 바라보면서, 그녀는 행복, 절묘한 행복, 강렬한 행복을 경험했다. 빛줄기는 햇빛이 사라지면서 거친 파도를 더 밝은 은빛으로 물들였다. 바다의 푸른빛이 사라지면 그 빛줄기는 굽이치면서 솟아오르고 해안에 와서 부서진 맑은 레몬빛 파도에서 뒹굴었다. 그러면 그녀의 눈에서 희열이 터져 나오고, 순수한 기쁨의 물결이 그녀 마음의 밑바닥에서 전속력으로 퍼져 나갔고, 그녀는 느꼈다. 이걸로 족해! 더 바랄 게 없어!
천국은 그들과 맞닿아 있었고, 새들은 그들을 통해서 노래했다. 더욱 흥미롭게도, 램지 씨가 다가갔다가 물러나고 램지 부인이 제임스와 창가에 앉아 있고 구름이 흘러가고 나뭇가지가 휘는 것을 보면서 릴리는, 삶이란 사람들이 제각기 겪는 사소한 사건들로 이루어졌지만, 물결과 더불어 사람을 들어 올렸다가 해안에 부딪혀 함께 내던져지는 파도처럼, 소용돌이치는 그 사건들이 전체를 이룬다는 것 또한 느꼈다.
그녀는 그림을 보았다. 어쩌면 그림이 답일 것이다. '당신'과 '나' 그리고 '그녀'가 지나가고 사라진다는 것, 그 무엇도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 이 그림은 다락방에 걸리겠지만. 그녀는 생각했다. 이것은 둘둘 말려서 소파 밑에 처박힐 거야. 하지만 그렇더라도, 이런 그림에 대해서도, 그건 사실이야. 이처럼 휘갈겨 놓은 것에 대해서도, 어쩌면 실제의 이 그림이 아니라 이 그림이 시도했던 것에 대해서, 그것이 "영원히 남았다."라고 말할 수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