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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비평론
· ISBN : 9788937446207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25-10-17
책 소개
목차
서문: 어떤 상실을 기억하는 법 | 허윤 5
| 김미현론 | 허윤・이은선・윤혜정, 미래를 선취하는 문학주의자의 사유 13
| 포스트휴먼 | 김미현, 얼마나 다른가: 포스트휴먼 선언문 35
| 몸 | 김윤정, 동아시아 여성 SF 문학에 나타난 ‘몸’의 정치성 연구 56
| 환상 | 원은주, 여성적 글쓰기의 액체성과 촉각적 환상 84
| 가족 | 박구비, 2010년대 여성가족소설 속 가족의 재발명 107
| 대중성 | 진선영, 전후 사회적 멜로드라마와 의제가족주의의 정치학 132
| 섹슈얼리티 | 강지희, 팬데믹 이후 부동산 소설과 오컬트 자본주의 158
| 동성애 | 김소륜, 타자의 정치학 ‘이후’ 190
| 근대성 | 권혜린, 정연희의 『난지도』로 본 탈성장과 젠더 211
| 여성 이미지 | 황지영, 근대소설에 나타난 ‘여기자’ 표상 연구 230
| 성장 | 송주현, 장강명 소설에 나타난 청춘의 세대 인식과 여성성 253
| 동물성 | 황지선, 인간으로 동물되기 275
| 윤리 | 우현주, 환대 윤리의 유비적 미학 304
김미현 연보 330
저자소개
책속에서
김보영 소설의 인물들은 강하지 않은 듯 강하다. 마치 ‘상처 입을 권리’를 누리는 사람들처럼 고통받고 좌절하면서도 쉽게 혹은 완전히 패배하지는 않는다. 과거를 잊지도 않지만 미래를 포기하지도 않는다. 마치 ‘무력하지 않고도 무력해질 방법’을 보여 주려는 듯이. 인간이 절망에 취약한 것은 희망에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절망과 희망은 동반종(companion species)이 될 수밖에 없다. 마치 인간과 포스트휴먼의 관계처럼. 이런 동반종들에게 필요한 것은 ‘희망에 절망하는 희망’, 즉 ‘낙관하지 않는 희망’일 터이다. “희망은 적절하게 이완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은 속죄되어야 할 것의 악행을 과소평가하면서 인간의 초월 능력을 헐값에 구매한다.” 이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퇴비스러운’ 포스트휴먼 인문학의 희망일 듯하다. 아직도 이 말이 그저 ‘인간’의 말로 들리는가. 그래서 여전히 식상한가. — 「얼마나 다른가: 포스트휴먼 선언문」
동아시아 SF 소설에서 비인간 존재는 인간과의 관계 형성을 통해 다양한 의미를 생성한다. 최근의 SF 소설에서 비인간 물질은 인간의 동반자이거나 갈등의 상대에 머물지 않고 상호 변형, 정체성 탐구, 사회적 비판의 매개체 등으로 다양하게 재현되고 있다. 이는 비인간 물질의 생명에 대해 탐구하고 물질로서 존재하는 ‘몸’의 의미를 재고하게 한다. 신유물론의 사상적 기조는 페미니즘과 결합해 과학의 합리성을 비판하고 과학의 지식 생산과 권력관계의 생성에 개입한다. 이는 물질로서 몸이 사회적으로 상호작용하는 환경, 기술과 함께 교차성의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컨대 기술과학의 발전과 인간 생명의 경쟁에서 어떤 윤리적 실천이 요구되는지에 대해서 분석하는 것은 그 내부에 작용하는 다양한 현상들의 얽힘에 주목하는 것이다.
— 「동아시아 여성 SF 문학에 나타난 ‘몸’의 정치성 연구」
소문은 문자 안에 가둘 수 없는 목소리이다. 진위의 심판자가 되려는 이성을 비웃으며, 실체를 증명하려는 과학을 무색하게 만드는 소문은 입에서 입으로 옮겨 가며 고체화된 문자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이처럼 정보라가 들려주는 목소리는 견고한 남성적 문자 체계를 흔든다. 유동적 목소리는 변형되고 확산하며 고체화된 세계 속으로 흘러든다. 목소리는 규범화되고 고정된 세계에 의구심을 가지며 남성적 질서로 영토화하려는 작업을 훼방한다.
— 「여성적 글쓰기의 액체성과 촉각적 환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