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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82021
· 쪽수 : 338쪽
· 출판일 : 2008-09-12
책 소개
목차
노적가리 판타지
융프라우 현상학
인생 작법
야생동물 이동 통로
백일홍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
독서형무소
인형의 마을
작가의 말
작품해설 황홀, 경_강유정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완전한 인생, 완전한 세상에서 아무리 아름다운 아바타로 나를 꾸민다고 해도 그건 영원히 내가 될 수 없어. 상처받지 않는 것들은 영혼이 없는 것들이니까. 그리고 영혼이 없는 것들은 인간이 아니니까. 무슨 말인지 알겠니? 너 같은 것들은 영원히 인간이 될 수 없단 말야. 피 흘릴 줄 모르고 상처 받지 못하는 인형들, 너희 같은 아바타들이 어떻게 인생을 알 수 있겠니…….”
―「인형의 마을」에서
화해할 수 없는 두 세계의 대결을 견지하는 박상우는 이 세상에서 ‘진짜’ 답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불가능한 연산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 그것이 바로 작가로서의 자의식임을 또한 말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범인들이 무릇 ‘정상’이라고 말하는 경계를 틈입하고, 진짜 세상의 비밀이 침전되어 있는 곳으로 훌쩍 넘어간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일상을 안정된 태반이라 여기는 ‘우리’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당신들은 ‘인형’ 그리고 ‘아바타’에 불과하다고, 거짓된 ‘완전한 삶’에 대한 환상에 침윤되어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 자극이야말로 소설이 아니었던가? 오랜만에 만나 보는 소설다운 소설. 황홀, 경 속에 놓인 세상의 ‘자미’. 박상우의 소설은 그 황홀, 경이다. - 강유정(문학평론가ㆍ작품 해설에서)
가끔 개 짖는 소리가 들리고, 산자락에서 우수수 나뭇잎들이 바람에 휩쓸리는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숙이고 앉은 여자가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리는 소리가 아주 먼 데서 들려오는 여음 같아 그는 신경을 집중하고 한껏 귀를 세운다. 하지만 말이 이어졌다 끊어졌다, 그러다가 바람소리와 개 짖는 소리가 간헐적으로 밀려들곤 한다.
“사람 인생은 사람이 만드는 게 아니에요. 그래서 난 모든 걸 받아들이죠……. 껴안기 위해서가 아니라 버리기 위해, 오직 버리기 위해……. 인간은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세상을 겪기 시작하죠. 어차피 겪는 게 인생이니까…… 겪는 것 말고는 별달리 할 게 없죠. 안 그런가요?”
―「노적가리 판타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