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읽는 슬픔

1부 시간의 눈
새로운 문학을 호명하는 방법들
몇 가지 사례를 통해 본 한국문학의 현주소에 관한 다소 (의도적으로) 과장된 보고서
문학의 경계, 시장의 법칙
후일담, 그 후로도 오랫동안
기억하는 자의 슬픔
제도에 대항하는 예민한 감각들 - 1990년대 여성서사

2부 다른 리얼리디티들
비정규,무허가의 세상을 잠행하는 문학적 상상력
새로운 리얼리티를 향한 서사의 모험 - 김영하의『검은 꽃』, 김연수의『밤은 노래한다』
텍스트라는 환상, 문학이라는 제도 - 2007년 등단 장편을 통해 본 우리 문학의 경향
불균질의 서사문법, 난독의 내막
- 은희경의『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권여선의『분홍 리본의 시절』, 오수연의『황금 지붕』
역사적 진실의 문학적 형상화 - 4·3과 현기영의 소설세계
기억의 경계를 넘는 일 - 전성태의『국경을 넘는 일』
비약과 소멸의 꿈, 혹은 변신 이야기 - 김윤영의『타잔』
소설가 금산 씨, 문학제도 주유기 - 박금산의『바디페인팅』

3부 타인을 읽는 슬픔
우리 안의 타자들, 타자 안의 우리들 - 외국인 노동자라는 타자를 대하는 최근 소설의 방법론
월경의 발목
고독한 경계, 혹은 황홀한 기투 - 차학경의『딕테』
천국보다 낯선, 이 고요한 지옥 - 황석영의『바리데기』
모성의 세계가 이끄는 성자의 과정 - 심윤경론
주변성과 타자성의 발견, 그리고 그 이후 - 이상섭의『그곳에는 눈물들이 모인다』
관계의 고통, 연민과 경계의 틈새 - 이혜경의『틈새』

작가의 말

은희경 역시 일상의 견고함을 아는 작가이며 그것이 이탈에의 열망을 만들어내는 진원지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다만 전경린과는 그 일상을 바라보고 견디는 시선과 방법을 좀 다르게 설정하고 있을 뿐이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은희경은 전경린보다 좀 더 치밀하고 냉정하다. 여러 평자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은희경 소설의 매력은 사랑의 탈낭만화, 그것을 바라보는 냉소적 시선과 이지, 현대인이 처한 삶의 내부를 날카롭게 투시하는 냉정한 판단력 등에 있다. 그는 일상의 지리멸렬과 무상한 사랑과 위장된 애정과 친밀에 지긋지긋해하며 거기로부터 떠나 낯선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그러나 그 지긋지긋한 삶에 기대지 않고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현대인들의 삶을 능숙하게 서사화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주목해야 할 점은, 낯선 삶을 원하지만 그러기 위해 익숙한 삶을 벗어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치밀하고도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는 그의 현실감각이다. - 본문 110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