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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43103552
· 쪽수 : 316쪽
책 소개
목차
1. 매화꽃 지던 날
2. 간청
3. 거문고는 바람 소리로 울고
4. 집을 떠나다
5. 한양살이
6. 방 안의 나비
7. 첫 만남
8. 저 별에게 묻노니
9. 사랑에 젖다
10. 그리워, 또 그리워
11. 사랑, 그 병
12. 연모의 시간들
13. 꽃이 되어 꽃을 보다
14. 사랑아, 내 사랑아
15. 어머니의 병환
16. 어머니의 죽음
17. 운강의 방문
18. 여름을 희롱하다
19. 붉은 비단 너머
20. 죽음의 자리
21. 다시 살다
22. 소문
23. 시를 버리고 사랑을 얻다
24. 베갯머리 사랑에
25. 꿈인 듯 생시인 듯
26. 삼척으로 가다
27. 막례의 해산
28. 편지 한 통
29. 10년 전의 약속
30. 이별
31. 그리워, 그리워, 임 그리워
32. 흰 나비로 날다
33. 슬픔은 피처럼 붉고
34. 당신 곁으로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말이다. 혼인을 해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하고 싶다.”
“그런 사람이 있어요?”
옥봉의 말에 막례의 눈이 동그랗게 벌어지며 흰 자위가 제법 크게 드러났다.
“아니. 아직은.”
“그럼, 그런 사람을 평생 못 만나면 어떡해요?”
“그럼 안 가는 거지. 평생 시나 지으며 살란다.” - p.39 중에서
옥봉은 그저 여자이고 싶었다. 한 여자. 그것도 한 남자를 지극히 은애하고 연모하는 여자이고 싶었다. 생각의 모반, 반란, 역모였다. 옥천을 떠나올 때만해도, 아니, 윤관서의 집에 처음 갔을 때만해도 그저 한 사람이고자 했다. 여자도 남자도 아닌, 사람. 남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겨누고 시를 노래하고 인생을 이야기하고 그렇게 늙어 가리라 했다. 복사꽃, 매화꽃, 차 꽃 같은 얼굴이 시들어 빛을 잃고 젊음이 허무하게 물러나도 자신이 짓는 시만큼은 시간을 거슬러 아름답고 처연하게 남으리라 생각했다.
헌데 이제는 사랑이었다. 여자이고 싶었다. 한 남자의 여자이고 싶었고, 한 남자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었다. 그 남자의 품에서 세상을 보고 세상을 노래하며 늙어가고 싶었다. 원앙이 수놓인 베개보다는 남자의 팔베개를 하고 아침을 맞고 싶었다. - p.127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