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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9171599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3-08-15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1.물계자-정우련
2.우륵-김종성
3.왕산악- 김민주
4.미마지-이 진
5.원효-김세인
6.옥보고- 하아무
7.월명사-김주성
8.정서-은미희
집필작가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물계자-정우련 지음
물계자는 신라 제10대 내해 이사금 왕(196-230년) 때의 장수였는데 검술 뿐 아니라 시와 노래를 짓는 데에도 능한 비범한 인물이었다. 그는 포상팔국이 아라국(가야)을 침략하자 신라의 구원군으로 전쟁에 나가 맹활약을 하여 팔국이 모두 항복하였다. 이때에 물계자의 군공이 으뜸이었다. 하지만 그를 질투한 태자의 미움을 받아 아무런 포상도 받지 못했다.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태자의 처신을 맹비난했지만 그는 의로운 일을 했다고 반드시 댓가를 바라는 것은 소인배의 짓이라고 일축했다. 그로부터 3년 뒤 포상팔국 가운데 세 나라가 신라 변경을 침입하는 보복 전쟁을 일으켰는데 이때에도 직접 전장에 나가 적군의 항복을 받았다. 이 전쟁의 일등공신 또한 단연 물계자였지만 조정에서는 그를 외면하고 말았다. 이에 크게 실망한 사람들이 갑론을박을 일삼는 것을 보고 물계자는 실망하여 머리를 풀고 거문고를 맨 채 사체산으로 들어가 명승지를 떠돌며 자연을 벗삼아 “물계자가”라고 불리는 시와 노래를 짓고 신선과 같은 삶을 살았다.
우륵-김종성 지음
200자 원고지 515매의 중편소설 「우륵」은 서기 500년부터 562년까지 경상남북도 일원과 전라남북도 일원에 자리잡고 백제와 신라의 침략에 맞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던 가야 소국들의 이야기를 우륵이라는 한국음악사의 걸출한 인물을 중심으로 그린 작품이다. 검(劍)으로 상징되는 백제의 성왕, 신라의 진흥왕, 가라의 가실왕 얼굴의 맞은편에 현(弦)으로 상징되는 우륵의 얼굴이 부조되어 있다. 6세기라는 격동기를 살아갔던 우륵은 음악을 통해 가야 소국들을 하나로 통일하려고 했던 가실왕의 “모든 나라의 방언도 각각 서로 다른데, 성음(聲音)이 어찌 하나일 수 있겠는가”라는 뜻에 따라 12현금(絃琴)을 만들고, 가야금 연주곡 12곡을 지었다. 551년(진흥왕 12년) 가라에서 신라로 옮겨간 우륵은 세 제자에게 자신이 지은 12곡을 가르쳐주었다. 우륵이 작곡한 12곡을 배운 세 제자는 12곡이 번잡하고 음란하여 우아하고 바르지 못하다고 판단하여 5곡으로 줄여 버렸다. 우륵은 이 소식을 듣고 제자들로부터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아 매우 화를 냈던 우륵은 세 제자들이 줄인 5곡을 듣고 난 뒤에 “즐거우면서도 지나치게 즐겁지 않고, 슬프면서도 지나치게 슬프지 않구나. 이것이 정말 바른 음악이로구나.”라고 말했다. 가야금 곡은 진흥왕에 의해 신라의 궁중음악이 되었다.
정치와 예술의 대립구도 속에 서역의 누란과 같은 처지에 놓여 있던 가야 소국에서 음악 활동을 하였던 「우륵」은 가라국과 신라에서도 정착하지 못하고 안개를 헤치고 당항성을 향해 떠난다.
왕산악- 김민주 지음
「왕산악」은 고구려의 재상이었던 왕산악의 인생을 거문고의 제작 과정을 중심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왕산악이 거문고를 연주하니 날아가던 검은 학이 멈추어 춤을 추었다는 『삼국사기』의 사료를 소설적 상상력으로 육화하기 위해, 작가는 왕산악의 음악인으로서의 인물됨과 신선 사상이 깃든 세계관도 함께 보여준다. 이 소설은 소리의 비밀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악기의 재료가 되는 나무의 성숙 과정은 사람이 한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고,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시간을 인내하는 과정과도 흡사하다. 나무를 선별하는 과정, 말리는 과정, 편을 내는 과정은 왕산악이 소리를 찾기 위한 기다림의 시간이기도 하다. 현의 굵기, 괘의 높이 등 소리의 깊이와 넒이를 조절하는 수많은 변수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합을 이루는 과정은 인간이 자연과 어우러지는 과정과도 같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듯 음악을 통해 고구려의 기상을 살리려 했던 왕산악의 예술적 의지와 그 소리를 찾기 위한 지난한 과정은 서정과 서사의 융합이라 할 수 있는 백악지장(百樂之丈)의 탄생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