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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46084520
· 쪽수 : 496쪽
· 출판일 : 2026-05-25
목차
1장 ∙ 6
2장 ∙ 20
3장 ∙ 33
4장 ∙ 42
5장 ∙ 48
6장 ∙ 56
7장 ∙ 66
8장 ∙ 80
9장 ∙ 91
10장 ∙ 102
11장 ∙ 110
12장 ∙ 119
13장 ∙ 126
14장 ∙ 139
15장 ∙ 154
16장 ∙ 165
17장 ∙ 175
18장 ∙ 184
19장 ∙ 190
20장 ∙ 199
21장 ∙ 208
22장 ∙ 216
23장 ∙ 225
24장 ∙ 233
25장 ∙ 244
26장 ∙ 255
27장 ∙ 269
28장 ∙ 286
29장 ∙ 294
30장 ∙ 308
31장 ∙ 319
32장 ∙ 331
33장 ∙ 338
34장 ∙ 346
35장 ∙ 354
36장 ∙ 360
37장 ∙ 370
38장 ∙ 381
39장 ∙ 387
40장 ∙ 396
41장 ∙ 405
42장 ∙ 413
43장 ∙ 425
44장 ∙ 436
45장 ∙ 446
46장 ∙ 463
옮긴이의 말 ∙ 477
책속에서
그러고 나서 그는 돌아서서 그 여자를 보았다. 그녀의 모습에 그의 머릿속 만화경 같은 환영은 사라졌다. 그녀는 창백한, 천상의 존재였고, 크고 영적인 푸른 눈에 풍부한 금발이었다. 그는 그녀가 어떤 옷을 어떻게 입고 있는지 의식하지 못했고 다만 그녀의 옷도 그녀만큼이나 경이롭다고 느꼈다. 그는 그녀를 가느다란 가지 위에 핀 옅은 황금빛 꽃에 견주어 보았다. 아니, 그녀는 정령이요, 신성한 존재요, 여신이었다. 그렇게 숭고한 아름다움은 지상의 것이 아니었다. 아니면, 책에 적힌 것이 맞을지 몰랐고, 상류사회에는 그녀와 같은 여자가 많을지도 몰랐다. _ 1장
그녀의 시선이 잠시 근육질의 목덜미에 머물렀다. 마치 황소같이 힘줄이 불거진 그의 억센 목은 태양에 그을려 구릿빛이 났고, 건강과 힘이 넘쳐흘렀다. 그리고 그가 얼굴을 붉히고 겸허하게 거기에 앉아 있었지만, 그녀는 또다시 그에게 이끌림을 느꼈다. 그녀는 자신의 뇌리에 몰려드는 엉뚱한 생각에 스스로 놀랐다. 만약 그녀가 양손을 저 목에 갖다 댄다면 그 모든 힘과 활력이 자기에게로 흘러들 것만 같았다. 이런 생각에 그녀는 충격을 받았다. 그건 마치 그녀의 본성에 내재한 꿈에도 생각지 못한 퇴폐성을 드러내는 듯했다. 더욱이 그녀에게 힘이란 조야하고 야만적인 것이었다. 그녀에게 남성미의 이상은 언제나 호리호리한 우아함이었다. 그렇지만 그 엉뚱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자기 손을 태양에 그을린 저 목덜미에 갖다 대고 싶은 욕망이 그녀는 당혹스러웠다. 사실, 그녀는 전혀 강건하지 않았고 그렇기에 그녀의 몸과 마음은 힘을 지향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걸 알지 못했다. 그녀는 다만 이전에 어떤 남자도 이 사람만큼, 끔찍한 문법으로 자기에게 수시로 충격을 주는 이 사람만큼 감동을 주지 못했다는 것을 알 뿐이었다. _ 1장
그 후 그녀는 그를 위해 피아노를 쳤는데, 그를 겨냥하여 그들 사이에 놓인 간격이 건너뛸 수 없는 것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를 어렴풋이 담은 공세적인 연주였다. 그녀의 음악은 그의 머리를 잔인하게 강타하는 몽둥이였다. 그런데 그 몽둥이가 그를 어리둥절하게 하고 짓부수기도 했지만 그를 자극하기도 했다. 그는 경외감에 빠져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마음에서와 같이 그의 마음에서도 그들 사이의 간격이 벌어졌으나 벌어지는 것보다 더 빨리 그 간격을 건너뛰려는 야망이 솟구쳤다. 게다가 그는 저녁 내내 그 간격을 응시한 채 그냥 앉아 있기에는 너무나 복잡한 감수성의 소유자였다. 특히 음악이 있는 경우에는 더 그랬다. 그는 놀랄 만큼 음악에 민감했다. 음악은 그에게 대담한 감정을 촉발하는 독주와 같았고, 그의 상상력을 사로잡아 하늘 높이 치솟게 하는 마약이었다. 그것은 더러운 사실을 몰아내고 그의 마음을 아름다움으로 가득 채웠고, 로맨스를 풀어놓고 거기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_2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