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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49715490
· 쪽수 : 450쪽
· 출판일 : 2017-01-20
책 소개
목차
달과 6펜스
달과 6펜스 … 11
과자와 맥주
과자와 맥주 … 235
몸의 삶과 작품에 대하여
몸의 삶과 작품에 대하여 … 419
서머싯 몸 연보 … 441
책속에서
누구였는지 이름은 잊었으나, 자고로 사람은 영혼의 안정을 구하기 위해 날마다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일을 두 가지씩 하는 게 좋다고 말한 사람이 있다. 이 현명한 교훈을 나는 충실히 지켜왔다. 그리하여 나는 아침마다 일어나고 저녁마다 잠자리에 든다. 그런데 본래 나에겐 고행을 자처하는 경향이 있어 매주 그 이상으로 가혹한 고통을 자신에게 가하고 있다. 매번 빼놓지 않고 <더 타임스> 의 문예면 부록을 읽는 것이다. 끊임없이 출판되는 수많은 책과 그 작품에 기대하는 저자들의 달콤한 꿈과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운명을 종합해 보는 것은 우리에게 유익한 훈련이 되기 때문이다. 많은 책 중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것은 과연 몇 권이나 될까?
이윽고 손님이 모두 모여 식사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식당으로 안내할’ 의무를 지닌 상대 여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문명인들은 어째서 그렇지 않아도 짧은 인생을 이토록 지루한 모임으로 낭비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찢겨진 가슴속에도 사랑을 짓밟힌 비통함과 체면을 깎인 분함이―아직 젊은 나의 눈에는 그것이 저열해 보였지만―뒤섞여 있는 것처럼 느껴져 웬일인지 꺼림칙한 기분이 들었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모순에 찬 것인지, 성실한 마음에도 얼마나 많은 기만이 있고 고결한 정신 속에도 얼마나 많은 천박함이 숨어 있으며, 사악한 마음속에도 얼마나 많은 선량함이 깃들어 있는지를 나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