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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경제경영 > [경제경영 사상가 20인] > 찰스 핸디
· ISBN : 9788950918071
· 쪽수 : 372쪽
· 출판일 : 2009-05-25
책 소개
목차
시작하는 글
1부 어둠의 숲: 역설로 인한 혼란
1장 우리가 바라던 곳이 아니다
제정신이 아닌 시스템 | ‘보이지 않는 손’의 배반 | 천국에도 역설은 있다 | 예언자와 왕
2장 우리 시대의 역설들
지적 능력의 역설 | 일의 역설 | 생산성의 역설 | 시간의 역설 | 부의 역설 | 조직의 역설 |
나이의 역설 | 개인의 역설 | 정의의 역설
2부 균형 찾기: 역설을 관통하는 길
[세 가지 원리]
3장 시그모이드 곡선
데비네 술집으로 가는 길 | 언덕 너머의 미래 | 잃을 것은 없지 않은가 |
세상은 불만을 품은 자의 것 | 두 번째 곡선 키우기
4장 도넛 원리
안팎이 뒤바뀐 도넛 | 두 가지 유형의 실수 | 개인별 도넛 | 도넛 조직 | 도넛 사고
5장 중국식 계약
보이지 않는 악수 | 타협의 도덕성 | 미래와 맺는 계약 | 제3의 시각
3부 가르침의 실천: 역설을 관리하는 법
[연방제 아이디어]
6장 이중시민의식
크지만 작다 | 5파운드 경매 | 여왕의 중대사 | 법률과 통화 | 돈이 말해준다 | 사라지는 중간 단위
7장 보충성 원리
역위임 | 이탈리아 스타일 | 서명, 그리고 여덟 명의 노잡이 | 엄중한 신뢰 | 기업의 의미
8장 기업의 계약
자본주의는 승리했을까 | 먹기 위해서 사는가 | 문화가 다르면 꿈도 다르다
영미식, 독일식, 일본식 자본주의 | 실존적 회사 | ‘더욱 크게’가 아니라 ‘더욱 좋게’
‘와일드 이스트’ 상태
9장 회원제 기업
주인인가, 도박사인가 | 자산인가, 공동체인가 | 즐겁게, 가능한 오래 | 소사이어티 혹은 컴퍼니
권력 분립 | 도박사들의 조직 | 미래를 엿보다
[인생 재설계]
10장 노동 시간
미니멀리스트 조직 | 다이아몬드에서 진흙으로 | 포트폴리오 세계 | ‘아내’가 필요한 상황
11장 삶의 네 시기
누가 은퇴한다고 했습니까? | 네 가지 노동 | 1기와 2기, 인생 준비기 | 3기, 새 사람이 될 기회
4기, 남는 의문들 | 역행의 가능성 | 정의로운 상태
12장 지적 능력에 대한 투자
운 좋은 20퍼센트 | 아홉 가지 지능 | 교육 현장에서 배우는‘세 가지 C’
포트폴리오를 쌓는 학창시절 | 이중 보장 | 이런 부분에 관심 있어요?
13장 새로운 점수판
돈의 왜곡 | ‘뉴질랜드 주식회사’ | 수치로 드러낼 수 없는 가치 | 돈으로 채울 수 없는 여백
‘더 많이’에 대한 새로운 갈망
4부 의미를 찾아서: 역설 이해하기
[세 가지 인식]
14장 지속성에 대한 인식
대성당의 철학 | 얼마나 크게, 얼마나 멀리 생각해야 할까
15장 연결에 대한 인식
고립된 게토 | 시민의 긍지 | 가상의 가족, 조직 그리고 도시
16장 방향에 대한 인식
역사의 종말 | 대의를 위해
맺는 글
두 가지 이야기 | 어둠 속의 불빛
감사의 말
참고문헌
책속에서
미국 미네소타 주의 미니애폴리스 야외 조각정원에서 본 잊히지 않는 작품이 있다. 주디스 셰어Judith Shea의 <무언無言, Without Words>이라는 조각이다. 세 가지 형상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의 중심 형상은 안에 사람이 없이 텅 빈 상태로 세워진 레인코트다.(나머지 형상은 팔과 머리가 없이 몸통과 다리만 있는 입상과, 입술과 턱 부분만 있는 거대한 두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세 개가 모여 하나의 작품을 구성한다-역주) 속이 비어 있는 그 레인코트는 현재 우리를 억누르고 있는 가장 절박한 역설의 상징처럼 보였다. 우리는 정말 텅 빈 레인코트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을까. 임금 대장에 올라 있는 무명의 숫자, 담당 업무, 경제학이나 사회학의 소재, 어느 정부 보고서에 등장하는 통계 수치로 남을 그런 운명이란 말인가. 대가가 이것이라면 경제 발전은 의미 없는 공수표일 뿐이다. 삶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도 모른 채 돌진하는 누군가의 거대한 기계를 돌리는 소소한 톱니바퀴로 머물 수는 없다. 삶은 그 이상의 무엇이어야 한다. 이런 역설에 대처하며 각자의 레인코트 속을 채울 수 있음을 증명하는 일은 분명 쉽지 않은 과제다.
현재의 상황은 그 자체로 모순인 것들로 넘쳐난다. 선의로 시작한 많은 일들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이어지고, 너무 많은 성공 법칙들이 씁쓸한 뒤끝을 남긴다. 역설이라는 단어는 빈번하게 쓰여 이 시대의 상투어가 되다시피 했다. 언론인을 비롯해 글을 다루는 사람들의 입에서는 역설이라는 단어가 거듭 튀어나온다. 정부와 기업은 물론, 개인에게 닥친 딜레마의 심각성을 대신하는 표현일 것이다. 알면 알수록 혼란이 가중되고, 기술력을 키울수록 점점 무력해진다는 생각이다. 엄청난 규모와 조직의 군사력을 갖추었지만 세계 각지에서 자행되는 잔혹한 살상을 무기력하게 바라만 보고 있다. 먹고 남을 만큼의 농작물을 재배하는데도 어찌된 일인지 굶주리는 사람들은 늘어만 간다. 거대한 은하계의 신비는 풀어내면서도 정작 가까이에 있는 내 가족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역설이라 부르는 것은 어디까지나 명명 행위일 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세는 아니다. 이런 역설을 이해하고 활용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방법을 찾아야 한다. - 6~7쪽 중에서
과거 동독이었던 드레스덴에 사는 한 친구의 말을 들어보자. “예전에 직장은 습관적으로 그냥 가는 곳이었지 반드시 뭔가를 하는 장소는 아니었어요. 필요한 부품이나 도구가 없어서 효율적으로 일을 못할 때도 많았죠. 여하튼 고객들은 기다리는 것에 익숙했고, 우리는 일을 하건 안 하건 같은 급료를 받았습니다.”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내 표정을 눈치 챈 친구가 머쓱해하며 말을 이었다.
“물론 그런 상황이 옳다거나, 그런 시스템이 지속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 그때는 가족Family, 친구Friends, 축제Festivals, 즐거움Fun을 위해 쏟을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는 잠깐 안타까운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이윤Profit, 실적Performance, 보수Pay, 생산성Productivity이 전부인 것 같아요. 가끔은 네 개의 ‘P’보다 네 개의 ‘F’가 절실하게 그리워지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이 도대체 무엇을 위한 걸까요?”
일본과 독일 양쪽 모두 어느 정도의 딜레마는 안고 있다. 생존을 위해 일할 때는 힘은 들지만 그래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결과인지 다행히 지금은 많은 이들이 생존 문제를 극복했다. 하지만 ‘생존의 문제’를 해결하자 “이젠 뭐지?” 또는 “다음은?” 하는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정치 지도자, 기업, 학교, 병원, 감옥 등은 물론 우리 개인들에게도 답을 찾아야 하는 압박은 점점 거세진다. - 23~24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