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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88950918835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09-05-27
목차
한국어판 서문_5
시작하는 글_9
*사회
01 공감 피로증 / 02 공적 가치 / 03 도시 촌락 / 04 디지털 마오이즘 / 05 디지털 매핑 / 06 미래학
07 박애 자본주의 / 08 복원력 / 09 사회물리학 / 10 상호 대등 감시 / 11 선량한 기업 / 12 성형 하위 계급
13 소셜 네트워킹 / 14 쇠퇴학 / 15 스마트 몹.플래시 몹 / 16 시민 저널리즘 / 17 시민운동의 대폭발 시대
18 전자 정의 / 19 최악의 시나리오 / 20 크라우드 소싱 / 21 트랜스휴머니즘과 특이점 테제
22 환경을 생각하는 보수주의
*문화
23 가상공간 인류학 / 24 도시에서 게임하기 / 25 라이프 캐싱 / 26 므네상스 / 27 배드버타이징
28 브랜드 아메리카 / 29 사이보그 / 30 사회적 시차증 / 31 슬랙티비즘 / 32 시간 경제 / 33 신경신학
34 오락의 시대 / 35 위신의 경제 / 36 인공합성 세계 / 37 인포마니아 / 38 전쟁 포르노 / 39 조기 상속
40 지위 불안 / 41 큐레이터 인류 / 42 프로타이어먼트 / 43 프롤레타리안 드리프트 / 44 행복
*경제
45 노총각 / 46 롱테일 / 47 머추리얼리즘 / 48 보상 행위를 통한 장려 / 49 부머게돈 / 50 새로운 청교도
51 서러운 독신자 / 52 선택의 역설 / 53 연기금 자본주의 / 54 예피 / 55 와일드카드 이론과 블랙 스완 이론
56 지원 경제 / 57 진짜 비용 경제학 / 58 체험 경제 / 59 티핑 포인트
*정치
60 가상 정치 / 61 가차 정치 / 62 간극 세대 / 63 강건파 자유주의
64 무임승차자 혹은 집단적 대응의 문제 그리고 죄수의 딜레마 / 65 민주화 / 66 사전 예방의 원리
67 소프트 파워 / 68 신유토피아주의 / 69 유럽 제국 / 70 자유주의적 간섭주의 / 71 적극적 자유
72 코즈모폴리터니즘
책속에서
이 모든 얘기가 이상적으로만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약간의 이상주의는 그렇게 나쁜 게 아니다. 독일 관념론의 거두인 헤겔이 19세기 초에 사색과 저술에 몰두했을 때 그는 인간성의 완전무결함을 바탕으로 한 뜬구름 잡는 식의 유토피아적 계획을 제안한 게 아니었다. 그에 따르면 개념들이 사물과 사태 그 자체만큼은 아니더라도 여전히 중요한 까닭은 그 속에서 사물과 사태가 생성되고, 우리가 사는 세상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개념과 사상들은 부메랑과 비슷하다. 필요 없다면서 경멸하며 내팽개치면 어느새 다가와 여러분의 뒤통수를 강타해 버리는 것이다. pp.26-27
〈고통받는 아이들의 호소〉같은 자선 프로그램은 매년 그 강도를 더해 가는 듯하다. 그런 호소가 인간의 동정심이라는 유한한 우물을 이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원조 활동의 최신 용어인 ‘공감 피로증’은 돈과 동정심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데 따른 심리적 탈진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묄러는 우리가 언론의 공식 보도 속에서 무기력한 무언극의 구경꾼이 되게끔 조장당한다고 주장한다. 굶주리는 아이들의 이미지가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다. 감정이 논리적인 분석을 넘어선다. 그런데 며칠이 채 안돼서 떠들썩한 인도주의의 서커스는 다른 곳으로 옮아간다. 사람들의 관심을 고취시키겠다는 고결한 목표로 시작된 행위가 감각을 마비시키고, 도리어 무관심을 조장하는 것으로 끝나 버리는 것이다. 우리의 도의심이 질려 버렸다면 그것은 미디어가 나쁜 소식을 일괄해 전하면서 포장하는 감상적인 허위 정서 때문이다. 자선을 지나치게 요구하는 것이 문제가 아닌 듯하다.
우리는 드러내 놓고 보시하는 행위에 탐닉하고 있다. 대기업이나 부유한 개인, 명사 들이 자신의 선량함을 뽐내려고 서로 경쟁한다. 심지어 우리의 양심을 기업에서 조달할 수도 있다. 자신이 사는 동네의 학교를 지원하려면 테스코 상품권을 사용하면 된다. 기부 사업이 감상적이고 매력적인 여흥으로 포장되고 있는 것이다. 집을 잃은 파키스탄인도, 가난한 아프리카인도 그들의 참혹한 실상은 절대로 보여 주지 않을 것이다. pp.35-37
재론 래니어가 2006년 온라인 저널「에지」에 발표한 ‘디지털 마오이즘’이라는 글은 집단지성이 환영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에 화염병을 던져 버린다. 그렇다고 래니어가 대중이 직접 만드는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같은 온라인 지성의 실험이 문제가 있다고 하는 건 아니다. 이런 실험들이 ‘대중의 마음Hive Mind’ 속에서 하룻밤 사이에 신의 계시로 돌변해 버리는 사태를 비난한 것이다. 래니어는 집단행동과 관련해 새로운 변형을 추구하는 우리의 열정이 웹을 추상적이고 난해한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지적한다. 어리석고 무정형적이며 집단적인 괴물로, 분별없이 동요하기 쉽고 불합리한데다가 가끔 위험하게 질주하기도 하는 존재로 말이다. p.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