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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사회문제 일반
· ISBN : 9791198850263
· 쪽수 : 356쪽
· 출판일 : 2025-06-25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들어가며 듣는 이를 향해 말하기
1부 서로 만나지 않는 세상
1장 세계를 넓히는 불편한 만남
2장 예능, 유희적 공론장
3장 갈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4장 차원과 스펙트럼
2부 각자의 입장을 점검하기
1장 정치, 자유 대 평등 너머로
2장 기울어진 파란색
3장 계급, 실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당신에게
4장 내가 왜 부유야
5장 젠더,‘이퀄리즘’의 세계
3부 정답 없이 공존하기
1장 개방성, 너의 문제가 우리의 문제가 될 때
2장 무지의 장막이 걷힐 때
3장 누구에게나 인정이 필요하다
4장 ‘위선’이 작동하는 사회
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상대를 납작하게 바라보게 될 때의 가장 큰 문제는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직 하나의 기준으로만 형성된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히틀러도 자기 부하에게는 좋은 사람이었다.’라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모든 입장이 다 중요하고 세상에 옳은 입장이란 없다는 상대주의를 표방하려는 것도 아니다. 맥락과 시대를 초월해 절대 선을 내세우는 일은 위험하지만, 그럼에도 매 순간 더 나은 선택은 있다고 생각한다. [……] 나와 입장이 비슷한 사람들이 울타리 너머를 자꾸만 납작하게 바라보는 것을 발견할 때도 위기감을 느낀다. 외부를 향한 조롱은 내부를 더 끈끈하게 만들지만, 진실과 동떨어진 시선 위에서 제대로 된 선택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온라인에서 공공의 이슈를 전면에 내걸며 공론장을 표방하는 공간들의 생리도 비슷하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거는 많은 사람들처럼, 그 공간을 발 벗고 찾아오는 사람들은 대개 벌써 화가 나 있다. 입장은 결정되어 있으며, 다른 의견을 들어보고 자기 의견을 일부라도 수정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반면 상대의 논리를 무너뜨리기 위한 보완과 강화의 작용은 빈번히 일어난다. 온라인에는 자신의 입장을 든든히 방어해 줄, 출처가 불분명한 온갖 근거가 무수히 쌓여 있으니까.
18세기 유럽의 정치권력은 부르주아들의 살롱에서 형성되었지만, 평민들의 여론은 시장과 빨래터에서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 얘기 들었어?”, “아이고 그게 무슨 일이래!”) 그 시절 시장과 빨래터의 평민들은 정치권력을 가질 수 없었지만, 민주주의 시대의 시장과 빨래터를 오가는 사람들은 동등한 주권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공론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그냥 기웃거리게 되는 일상의 수많은 공간이 모두 제 나름의 공론장이 될 수 있다. 예기치 못한 조우가 더 많이 일어나는 곳일수록 더 유의미한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다.